힘든 해외 미션 '007 정신'으로 돌파…취미도 요리
제임스라는 이름으로 현지 기관투자가들을 찾아 나섰지만 투자불모지였던 한국에 관심을 갖는 곳은 없었다. 굴하지 않고 꾸준히 한국시장을 알리며 신뢰를 쌓은 유 사장은 하루 국내 주식시장 전체 거래량의 5%를 혼자 매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영국 현지 투자자들은 그를 ‘제임스 유’에서 ‘전설의 제임스’란 애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1999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메리츠증권 전략사업본부장 겸 기획재경본부장을 거쳤다. 2002년 말에는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7년 3월 47세의 나이로 대형증권사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등극 이라는 새로운 기록과 함께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했다.
유 사장은 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행복경영’을 경영철학으로 갖고 있다. 직원들이 출근할 때 마음이 설레고, 퇴근할 때는 마음이 가벼운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지론이다. 취미도 다른 사람의 미각을 행복하게 해주는 요리다. 은퇴 후 정식으로 요리사자격증을 따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소문난 국제통인 그에게 유럽 재정위기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유 사장은 “완전 해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져들거나, 유로 존이 붕괴되는 식의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아주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유 사장은 올 한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얼마나 잘 내놓는지가 금융투자업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유럽 재정위기, 글로벌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요국가의 정권 교체와 북한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등 변동성이 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익률 제고 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중시돼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고수익 추구 상품 보다는 변동성 위험을 낮추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