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건설시장의 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건설잡지 ENR지가 조사한 세계 225대 건설사의 2010년 해외시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건설사의 매출이 유럽과 중동, 미국시장에서는 감소하고 중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등 신흥국에서는 증가했다.
건산연 성유경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건설시장은 경기 회복을 위해 진행하던 건설사업의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많은 국가들이 정부의 재정위기로 긴축재정에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 연구원은 “하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건설시장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며 “신흥국의 성장은 에너지개발과 사회 인프라 수요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세계 건설시장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신흥국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225대 건설사의 2010년 해외시장 매출은 3836억 달러로 전년도와 비슷했다. 반면 자국 건설시장에서의 매출은 6687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10.8% 늘었다. 이는 대규모 국가사업에 참여하는 중국 건설사의 매출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 건설사의 매출은 유럽과 중동, 미국에서 각각 6.6%, 6.6%, 6.5%씩 감소했으나 중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에서는 25.5%, 6.7%, 4.7%씩 증가했다.
세계 건설시장의 변화는 건설사의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유럽계 건설기업의 해외시장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중국 건설기업의 점유율이 상승했다. 2000년대 초·중반에 10% 이상의 큰 점유율을 차지하던 국가는 미국, 프랑스, 독일이었으나 2010년 중국 건설사의 해외시장 점유율이 14.9%를 차지했다.
중국 건설사들은 2010년에 아프리카 건설시장의 38.7%, 아시아는 22.7%, 중동과 중남미는 각각 13.8%, 9.8%씩 점유하면서 미국을 제쳤다. 매출액 기준으로 2011년 세계 225대 건설사 중 상위 5위 중 4개사가 중국기업이다.
성유경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의 주요무대도 신흥국 건설시장임을 고려할 때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해외 건설시장의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2011년 국내 건설사는 12개사가 순위에 올랐다. 전체 매출 기준으로 현대건설(30위), GS건설(35위), 삼성물산(39위), 대우건설(43위), 대림산업(44위), 포스코건설(45위), 삼성엔지니어링(55위), SK건설(62위), 한화건설(101위), 현대산업개발(102위), 두산건설(115위), 한진중공업(160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