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K 보도자료 슬그머니 삭제한 외교부

씨앤케이(CNK) 주가조작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는 외교통상부가 문제의 발단이 된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서 슬그머니 지운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26일 현재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는 2010년 12월17일과 지난해 6월28일 배포된 2건의 CNK 관련 보도자료가 별 다른 공지도 없이 사라졌다. 홈페이지 에서 해당 보도자료를 클릭하면 ‘사실관계에 문제가 있어 잠정 삭제했으니 양해 바란다’는 문구만 나오고 원문을 볼 수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감사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외교부가 적절한 해명도 없이 문제의 보도자료를 삭제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반 국민이 확인할 수 있는 '증거'에 손을 댔다는 비판이다.

외교부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씨앤케이가 매장량 최소 4억2000만 캐럿에 달하는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사건이 불거진 후 외교부가 “매장량은 카메룬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취지로 냈던 해명 자료 역시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해당 자료는 지난 18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실상 허위·과장자료라는 판정을 받았다. 26일 발표가 예정된 감사원의 조사 결과에서도 정부가 주가조작에 이용당한 부적절한 보도자료라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 주에는 문제가 일부 언론에서 있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둔다고 지적하고 이번에는 지웠다고 지적했다”며 “보도자료의 내용에 분명히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삭제하는 게 맞다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고 이제와서 감출 일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