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홍삼이 뭐길래? 한의사·홍삼업계 ‘부작용 설전’

입력 2012-01-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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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부작용’를 둘러싼 한의학계와 홍삼업계의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젊은 한의사단체인 참의료실천연합이 새해들어 또다시 홍삼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지하철·신문광고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과대광고 논란을 제기하며 참실련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한국인삼연합회는 이번에야말로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태세다.

◇건기식 대세‘홍삼’제대로 알고 먹자? = “홍삼에도 부작용이? 그 고백 현장을 가다!!” 지난 17일 참실련이 종합 일간지 1면 하단에 게재한 만화광고의 제목이다. 이 광고의 주 내용은 홍삼을 의인화한 캐릭터가 “전 거짓말을 했어요”라며 홍삼의 부작용을 고백한다는 것. 마무리는 “특히 노인, 임산부, 어린이, 수험생, 모유수유 중인 경우에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한의사 캐릭터의 코멘트였다.

이틑날에도 참실련은 같은 자리에 해설광고를 게재했다. 이번엔 “왜 유럽과 미국은 홍삼을 함부로 먹지 못하게 할까요? 홍삼 부작용 때문입니다”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여기엔 미국가정의학회(AAFP), 유럽연합식품안전위원회(EFSA)는 홍삼의 부작용을 우려해 복용량을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참실련은 이달 초부터 같은 내용으로 동대문문화역사공원, 잠실역, 서울역 등 서울 지하철 역사 3곳에서 스크린 도어 광고도 내보내고 있다.

홍삼은 수년째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미 남녀노소가 즐겨먹는 건기식의 대세로 자리잡은 것이다. 생산농가는 물론 제조·유통업체 등이 홍삼의 부작용 논란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참실련은 “설을 앞두고 홍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해 지난해 9월 추석에 이어 다시한번 신문에 광고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의사들이 일명 ‘홍삼 바로알고 먹기’운동에 재차 시동을 건 이유는 무엇일까. 이진욱 참실련 회장(한의사)은 “홍삼은 좋은 약재이고 효능 면에서 우수한 것은 분명하나 성호르몬, 심장대사, 혈압조절 등에 관여해 약효를 내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이미 해외논문과 한국소비자연맹과 식약청의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모니터링 등을 통해 장기복용시 불안감, 수면장애, 고혈압, 심장질환 등의 여러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이러한 이유로 유럽에서는 하루 2g으로 섭취를 제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떠한 제한조치도 없다”며 “정부는 국민건강을 위해 홍삼 부작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복용제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이같은 내용엔 의견을 같이 했다. 한진우 홍보이사는 “홍삼은 누구에게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문가의 상담이나 체질이나 증상에 맞게 섭취하지 않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의사 수입 줄자 괜한 태클? = 참실련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하철 1호선 전동차에 ‘무심코 먹은 홍삼이 오히려 독?’이라는 제목으로 홍삼 식품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알리는 설명광고 400장을 부착했다. 광고가 나가자 한국철도공사에 한국인삼연합회 등 관련 단체의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광고는 기간을 못채우고 20여일만에 중도하차됐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측은 “광고대행사가 사전심의를 받지 않고 게재한것이 문제가 됐다”라고 이유를 밝혔지만 인삼연합회의 항의전화에 의한 외압 때문이라는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인삼연합회는 “법률 자문을 통해 홍삼을 독이라고 표현한 것은 과장 허위광고에 해당되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지속적으로 이러한 광고를 게재한다면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협회 한 관계자는 “홍삼시장이 급성장하며 보약을 찾는 사람들이 줄자 식약청으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복용 전 한의사 상담을 받으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구정을 앞두고 또다시 신문 광고를 내보는 것 역시 홍삼제품 판매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참실련은 일회성이 아닌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신문광고를 통해 홍삼의 오남용과 부작용을 알리겠다는 계획이어서 양측의 신경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결국 홍삼업계와 한의사들의 밥그릇싸움이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또다른 논란도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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