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수 이아이 사기사건…“연예 관계자 3명 거미줄 커넥션”

유명 방송 프로그램 출연 명목으로 금품 요구 사기 피해를 입은 가수 이아이 측이 사건 전말을 20일 본지에 독점 공개했다. 이아이 측에 따르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총 세 명의 연예 관계자가 얽혀 있다.

세 명 중 먼저 2년 전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김 모씨. 그는 지난해 8월부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김 씨는 케이블방송 출연을 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활동비 6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또 PD들에게 추석 선물을 돌려야 한다며 돈을 요구해 이아이 측은 골프공 약 300만원 어치를 구입해 전달했다.

이후 김 씨는 허위 스케줄표를 만들어와 KBS 2TV '청춘불패2', '출발드림팀', KBS 2FM '볼륨을 높여요' 등에 게스트로 출연시켜주겠다고 금전을 요구해 왔다. 방송 프로그램 규모가 커질수록 요구하는 액수도 점점 높아졌다.

김 씨는 유명가수 전 매니저였던 임 모씨를 통해 방송국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가짜 스케줄이란 사실이 들통 나자 잠적했다.

김 씨가 잠적한 후 임 씨는 이아이 소속사에 연락해 "김 씨의 부탁으로 방송 관계자들에게 부탁하고 다녔는데 왜 활동비를 주지 않느냐"면서 "자신도 김 씨에게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임 씨는 자신이 유명 가수의 매니저로 활동했던 사실을 과시하며 자신이 방송 활동을 도와주겠다고 이아이 측을 회유했다. 처음에는 돈을 받지 않고 지방 행사를 잡아주는 척하며 환심을 샀다.

임 씨는 자신과 친분이 있다는 케이블방송 PD를 이아이 측에 인사시킨 뒤 접대가 필요하다며 총 600만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방송 출연은 성사되지 않았고 임 씨는 주요 일간지 인터뷰 스케줄을 잡아주겠다며 활동비를 송금 받았다. 또 각종 활동에 필요하다며 소속사 대표의 외제차량을 한 달 가량 빌려가 각종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차량에 흠집을 내는 등 피해를 입혔다. 또 자신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의 여러 영수증을 보관해 소속사 측에 활동비로 처리하려 시도했다.

▲이아이 소속사(플러스케이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본지에 공개한 증거 자료

그 후에도 임 씨의 사기 행각은 계속 됐다.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 스케줄을 잡아주겠다며 50만원을 요구하고 "만일 스케줄을 잡지 못하면 환불해주겠다"라고 큰 소리 치기도 했다. 그러나 임 씨가 약속한 방송 출연은 어느 것 하나 성사되지 않았다.

소속사 대표는 참다못해 임 씨를 지난 11월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해 현재 대질심문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임 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동안 받은 돈은 모두 활동비로 사용했고 내가 일한 대가에 따른 급여다"고 주장했다.

잠적했던 김 씨는 지난해 11월께 다시 나타나 "그동안 소속사 측으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임 씨에게 건넸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소속사 측이 마음이 약해진 틈을 노려 방송 브로커 박 모씨를 끌어들여 사기 행각을 시작했다.

김 씨는 "방송 사정에 밝은 박 씨를 통해 유명 음악·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주겠다"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1100만원을 요구했다. SBS '런닝맨', '가요대전', '인기가요', KBS 2TV '뮤직뱅크', JTBC '뮤직온탑' 등 다음 달까지 잡힌 스케줄표를 만들어 보여주며 이아이 측을 현혹시켰다. 그러나 잡아놨다는 방송 스케줄은 현장에 가 보면 불발된 상태였다. 김 씨는 박 씨와 손잡고 허위 스케줄을 꾸며 받은 돈을 유흥비로 탕진했다.

▲이아이 소속사(플러스케이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본지에 공개한 증거 자료

임 씨는 최근 김 씨의 사기 행각이 기사화되자 자신에게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19일 새벽 서울 서초구 한 PC방에서 소속사 대표를 협박하고 폭행을 시도했다. 소속사는 당시 CCTV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 둔 상태다.

이아이 측은 임 씨에게 1000여만 원, 김 씨와 공모한 박 씨에게 2000여만 원 등 총 3000여만 원의 손해와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소속사 대표는 "방송계 전반에 이런 문제가 만연하고 있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면서 "더 이상 힘없는 신인 가수들이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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