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난이 아일랜드 최고 갑부를 무너뜨렸다.
재산이 47억유로(약 6조8000억원)에 달했던 건설재벌 ‘션 퀸’이 아일랜드 은행에 투자했다가 파산에까지 이른 것이다.
션 퀸은 17일(현지시간) “파산을 신청하고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법원의 보유재산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퀸은 영국을 비롯해 아일랜드, 동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호화 호텔과 주택단지 건설로 입지를 굳힌 인물이다. 그는 보험업과 유리·전자 제조업에도 진출해 사업가로서 이름을 높였다.
퀸의 몰락은 지난 2007년 앵글로 아이리시은행에 투자하면서 시작됐다.
퀸이 비합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앵글로은행의 주식 28%를 사들였지만 곧바로 주가폭락 사태가 벌어졌다.
그는 은행이 곧 되살아날 것으로 판단해 지분을 계속 확보해나갔다.
하지만 앵글로은행은 결국 파산했다. 아일랜드 정부가 지난 2009년 은행을 국유화하면서 퀸 일가가 투자한 28억 유로는 휴지조각이 됐다.
현재 앵글로은행은 이름이 IBRC로 변경됐으며 정상화까지는 290억유로의 공적자금이 필요한 처지다.
IBRC는 퀸을 상대로 그가 해외로 빼돌린 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퀸은 자신의 재산이 은행에 예치금 1만1000유로에 불과하다고 항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