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美 新국방전략의 꼼수

입력 2012-01-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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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신년 벽두 새로운 국방전략을 공개했다.

미 국방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신국방전략의 골자는 앞으로 10년에 걸쳐 5000억달러에 육박하는 국방예산을 줄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G2로 도약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한 경계심이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은 전체 국방예산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방예산은 감축하지 않겠단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은 아태 지역을 1순위로 잡으면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국의 신국방전략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경제·외교·정치적으로 중국의 위상이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안절부절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중국이 최근 군사력 증강의 일환으로 항공모함 바랴크의 시험 항해를 실시한 것은 가뜩이나 불편한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중국의 해상전력 강화는 해상통로 보호와 장기적으로 태평양 서부의 우선권을 장악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중국 견제는 불가피했을 것이다.

신국방전략 보고서의 제목은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 유지 - 21세기 국방의 우선순위’였다.

제목만으로도 미국이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알 수 있다.

중국의 부상과 함께 전쟁의 흐름이 변하고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바뀌었다는 것이 전략 수정의 배경이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막대한 재정적자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미국은 잇따라 굴욕을 맛보고 있다.

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리비아의 카다피 축출에서도 미국은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제는 둘째치고 ‘세계 유일의 슈퍼파워’를 뒷받침하던 군사력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미국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잃는 것과 같다.

새로운 국방전략이 과연 미국이 리더십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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