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이미 병세 악화…"김정일, 열차 아닌 집무실서 사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시점과 장소 등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설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TV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열차 안에서가 아니라 평양 교외의 별장 집무실에서 사망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북한과 중국사정에 밝은 소식통이 17일 오전 1시쯤 김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약 40㎞ 떨어진 별장의 집무실에서 의식불명의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김 국방위원장이 경호원에게 “물을 달라”고 말했으며, 이것이 김 국방위원장의 마지막 말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김 국방위원장이 현지 지도중 열차내에서 사망했다는 북한의 공식 발표를 뒤집는 주장이다. 또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 국방위원장은 북한이 발표한 사망 시간인 17일 오전 8시30에 비해 7시간여 일찍 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사망 이틀 전인 15일 김 국방위원장의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생겨 북한 지도부가‘비상회의’를 가졌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발표한 이후인 19일 정오 일본 정부로 부터 이런 내용을 담은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정보통에 따르면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평양에서 주최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일본측 인사 A씨는 지난 15일 오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을 했다. 이후 저녁 7시로 예정됐던 만찬에 원동연 북한 통일선전부 부부장 겸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40여분 늦게 나타나 “비상회의 때문에 늦었다. 만찬에 못 올 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튿날인 16일 오전 7시 30분 원 부위원장은 베이징으로 출국하는 회의 참가자들을 전송하기 위해 평양 순안공항에 들렀다가 공항에 전시된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구 불빛을 보고 공항 관계자에게 “지금 이런 걸 켤 때가 아니다. 당장 치우라”고 화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은 “15일 오후 김정일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북 수뇌부에 비상이 걸렸다가 이후 다소 호전되면서 원 부위원장이 만찬에 뒤늦게 참석한 것으로 보이며, 원 부위원장이 이튿날인 16일 아침 공항에서 화를 낸 것은 김정일 사망 등 중대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 국방위원장이 숨진 장소로 보도된 자모산 별장은 대형 병원시설이 갖춰져 있고 평양 관저와 지하터널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