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1만3500원)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해 제각각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스타일이지만, 차츰 인물과 스토리가 얽히고 설키면서 흥미를 키워간다. 등장인물들은 서로 연관된 48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울고 웃고 싸우면서 스스로와 상대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자기계발서에 소설과 비소설 형식을 접목시킨 독특한 하이브리드적 구성이다.
책은 등장인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그들이 외로움과 절망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숙성시켜나가는지 세세하게 보여준다. 주인공들은 ‘다른 사람들에 치여서 자기 삶을 살지 못하는’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들의 변화 과정이 잔잔하면서도 흥미롭게 이어진다.
한상복은 사람들의 뒷모습을 관찰하다가 외로움이라는 ‘비공식적 동기(motive)’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명분이나 성공, 체면, 사랑 같은 공식적인 동기들에 가려져 있지만, 때로는 그보다 더욱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기가 바로 외로움이며, 대부분의 외로움이란 ‘출구가 막혀버린 열정’이라는 진실을 알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김현정 기자 kh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