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과도 연립정부에 참여한 제1야당인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총재가 23일(현지시간)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필요한 긴축정책 프로그램 이행 확약서에 서명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로써 그리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동결한 1차 구제금융 중 6회분(약 80억 유로) 집행의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하게 됐다는 평가다.
사마라스 당수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제출된 이 서면에서 그동안의 거부 자세를 바꾸고 과도 연립정부가 제시한 긴축 조치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다만 그동안 강경하게 거부해온 세금 인상은 지지 정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마라스 당수는 서약서 서명이 자신을 모욕하는 것이며 그리스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라며 그동안 반대의 입장을 취해왔다.
사마라스 당수가 강경한 거부 자세를 바꿔 긴축 이행을 약속한 것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서면 확인 없이 6회분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재차 확인했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의회에서 “우리는 그리스 과도 연정의 총리뿐 아니라 연정에 참여한 모든 정당의 서명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구제금융 6회분 지급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은 EU와 IMF가 추가 구제금융을 1000억 유로 제공하고 민간 그리스 국채 손실률을 50%로 확대한 국채 교환에 참여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