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동포의 코리안 드림이 도박의 검은 유혹에 어이없이 무너졌다.
22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8일 서울 남대문로 서울힐튼호텔 카지노 옥상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뒤 호텔 노상주차장으로 뛰어내려 사망한 이는 조선족 권모(56)씨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측은 정확한 유전자 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할 계획이다.
숨진 남성은 근처에 있던 택시기사가 발견해 신고했으나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온몸에 화상을 입어 숨이 멎은 상태였다. 경찰은 시신에서 지문을 채취해 신원 확인에 나섰지만 시신의 대부분이 심하게 훼손돼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결국 타다 만 카지노 출입증으로 통해 탐문해 권씨 누나(63)의 소재를 확인해 권씨의 신원을 밝혀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심심풀이로 찾다가 이같은 불행을 자초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 권씨는 “돈을 벌어보겠다며 지난 2009년 한국에 들어온 동생은 고깃집 등 식당을 전전했지만 한 달에 겨우 이틀 정도만 쉴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며 “어느때부터인가 호기심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드나들더니 결국 일이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심지어 올 초부터는 누나에게서 급하다며 800만원을 빌리는가 하면 중국에 있는 딸로부터도 송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권씨는 최근 두 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돈(300만원)을 도박으로 한꺼번에 탕진하면서 심적인 괴로움을 크게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