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시 예산안 21조7973억 들여다보니…

입력 2011-11-1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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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만 늘린 포퓰리즘 정책…부채 7조원 줄이기 방안 전혀 없어

서울시가 내년 예산을 수립하면서 경제 파급 효과 큰 SOC 등 토목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하고 소모성 복지예산은 대폭 늘려 글로벌경제 위기에 포퓰리즘 예산정책이란 지적이 높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내년에 복지, 일자리, 안전 분야에 시 전체 예산의 4분의 1 이상을 투입하고 대형 토건사업 예산은 대폭 감축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발표했다.

예산안을 보면 전체 예산 규모는 21조7973억원으로 올해보다 5.9% 증가했고, 특히 복지예산은 5조1646억원으로 13.3%나 늘었다. 반면 오세훈 전 시장이 진행해 온 대형 토건사업은 규모를 축소하고나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의 예산 방침은 박 시장이 선거 당시 공약에서 내세운 부채 7조원 감축 계획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박 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하던 한강예술섬, 서해뱃길 같은 기존 사업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강변북로 성산대교~반포대교 구간 확장 등 대형 신규사업을 모두 보류키로 했다.

그러나 복지예산을 대폭 늘려 박 시장 공약대로 2년내 부채를 축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박 시장은 이날 부채를 7조원 줄이겠다는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2013년에 2조2000억원, 2014년엔 4조7000억원을 각각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재정 건전성 유지나 부채 감축 방법에 대한 구체적 방안에 제시하지 못했다.

국민대 행정학과 목진휴 교수는 “이번 예산안은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뒤 급하게 편성한 예산인 만큼 사업의 타당성 검토가 부족하고 행정의 지속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채가 13조원에 달하는 SH공사의 사업이 크게 줄어든 데다, 뾰족한 구조조정 방안도 전무한 실정이다. 박 시장은 또 현재 선분양으로 진행하고 있는 SH공사의 주택사업을 후분양으로 바꾸는 점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여러모로 SH공사의 부채를 감당하기에는 벅차보이는 대목이다.

토건사업은 비용이 많이 드는 대신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복지 예산은 한번 투입되면 사라지는 소모성 예산으로 분류된다. 이번 서울시 예산안이 균형을 맞추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상헌 교수는 “토목·건설사업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으면 매몰 비용이 될 수 있다”면서 “동부간선도로나 강변북로와 같이 상습 정체가 발생하는 도로의 사업이 유보된 것은 서울시가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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