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11일 국회 전격 방문은 한미FTA 비준 협조 요청을 위한 것으로 민주당의 면담 거부 의지가 명확함에도 결정됐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애초 어제(10일) 국회 방문을 하려고 그저께 결정을 하고 국회의장실을 통해 여야 대표들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의장실을 통해 여야 간 사전협의와 조율 없는 방문에 난색을 표하며 “이 대통령이 국회를 찾더라도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 대통령은 “우리가 국민에게 설명하고자 한다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찾아 낮은 자세로 직접 설득해야 한다. 가서 기다리자”고 참모진의 우려를 꺾었다는 게 김 수석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9일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확정하고 10일 세부일정을 세우기 위해 의장실과 여야 지도부 등을 접촉하는 등 물밑에서 긴박하게 움직였다.
특히 이 같은 일정이 외부에 유출될 경우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참모진은 철저히 보안을 유지했다. 전날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소식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고위 관계자가 직접 나서 관련 사실을 부인하기까지 했다. 이 대통령은 “모양내기로 비쳐서는 절대 곤란하다”고까지 했다.
김 수석은 “청와대가 이런 일을 계획하면서 야당의 양해가 있기 전에 미리 기사가 나가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그렇게 될 경우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며 보안 유지에 각별히 신경 썼음을 털어놨다.
이 대통령의 이번 국회 방문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출국을 하루 앞두고 이뤄지는 것으로 지난 2008년 2월 25일 취임식, 그해 7월 11일 국회 시정연설에 이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