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벼랑끝 대치… 10일 본회의 처리 유력

황우여 “3일 처리 없다. 빨라야 10일”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안 처리 시점을 ‘10일 본회의’로 가닥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좀 더 시간을 갖고 야당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면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이날 본회의 처리 여부 관련해 “어렵다. 오늘은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남경필 (외통위) 위원장과도 ‘밀어붙여서 할 수는 없다. 천천히 하자’고 얘기했다”며 거듭 “3일 처리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대신 10일 처리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빨라야 그 정도”라며 “하여간 하는 데까지 협상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 전략을 지휘하는 황 원내대표는 협상과 타협을 중시하는 온건파지만 민주당의 결사저지 벽에 부딪히면서 단독 강행처리 가능성도 열어뒀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특히 당내에서 그를 향한 압박 강도가 높아지면서 수세에 몰림에 따라 강행처리를 위한 명분 쌓기에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잇달았다.

황 원내대표는 전날 결렬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이어가면서 막판 최대쟁점으로 떠오른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조항에 관한 최종 조율에 나선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강경파는 일단 황 원내대표의 전략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대표와 원내대표 간 역할 구분이 명확하기 때문에 자칫 불러올 오해의 소지도 경계하는 눈치다. 또한 박희태 국회의장의 결단을 설득할 시간과 명분도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상임위 의결이 31일과 2일 두 차례나 야당의 물리적 저지로 무산된 상황에서 3일 본회의마저 파행으로 끝날 경우 10일 직권상정을 거부할 명분이 부족하지 않겠냐는 게 핵심 관계자들의 기대다.

이에 반해 민주당 등 야5당은 이날 오전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와 국회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결사저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긴박한 상황”이라며 “한나라당의 강행통과에 맞서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나라·민주 양당은 오후 본회의에 앞서 잇달아 의원총회를 열고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다시 한 번 모을 예정이다. 외통위 전체회의실이 사흘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에 의해 점거되고 있는 상황에서 본회의장 앞 충돌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국회 사무처는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국회 본청 출입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국회 정·현문을 포함한 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든 출입문이 폐쇄됐다. 또한 국회 주변에는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대가 배치, 국회를 에워싼 채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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