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경쟁력이다]⑪쌍용건설, 상상 속 프로젝트…현대건축 기적 일궈

입력 2011-10-2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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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복잡한 외관에도 불구하고 5년전 설계가 그대로 적용됐다. 쌍용건설의 놀라운 기술력과 독창성으로 꿈꿔왔던 모든 것이 그대로 설계됐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Marina Bay Sands Hotel)’ 설계자인 모쉐 사프디(Moshe Safdie)는 쌍용건설의 시공능력을 ‘기적(miracle)’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건물이 52도 기울어진 상태에서 6만톤 규모의 스카이파크를 위에 얹는 공사를 정해진 기간(27개월)내에 완수한 까닭이다. 건축구조 설계사 등 세계 건설업계에서 현존하는 설계·시공중인 건축물 중 최고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6월 완공한 이번 마리나베이 센즈 호텔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건설시장속에‘쌍용건설’의 이름을 또렷이 새겼다. 고급건축 분야의 기술력 하나는 최고수준이라는 이미지를 업계에 각인 시킨 것이다.

◇21세기 ‘피사의 사탑’=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지하 3층, 지상 55층에 3개 동의 객실 2561개를 갖추고 있다. 지상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져 올라가는 동쪽 건물이 지상 70m(23층)에서 서쪽 건물과 연결돼 55층까지 올라가는 들 입(入) 자형 구조로, 현존하거나 설계·시공 중인 세계 건축물 가운데 최고 난이도로 평가 받고 있다. 52도의 건물 기울기는 ‘피사의 사탑’ 기울기(5.5도)의 10배에 가깝다.

또 호텔 3개 동의 옥상을 연결해 거대한 배 모양의 공원을 만든 것도 특징이다. 수영장 3개와 전망대, 정원, 산책로, 레스토랑, 스파 등이 조성된 길이 343m, 너비 38m의 스카이 파크는 에펠탑(320m)보다 20m 이상 높은 데 있고, 면적은 축구장 약 2배 크기다. 하늘 공원 구조물의 무게는 6만톤이 넘는다. 특히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망대는 보잉 747 여객기 전장과 맞먹는 약 70m 정도가 지지대 없이 지상 200m에 돌출된 외팔 보 구조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형 신공법…공기도 단축 = 우선, 시공에 앞서 쌍용건설은 600mm 두께의 내력벽에 ‘포스트텐션(Post-Tension)’을 설치했다. 이어 내부에서 와이어(Wire)를 인장해 건물의 기울어짐을 방지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쌍용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던 것도 이 ‘포스트텐션 공법’을 제안한 덕분이다. 다른 경쟁사와 달리 수많은 지지대를 대지 않고 작업 공간을 확보하면서 공사를 원활하게 수행한 셈이다.

경사가 가장 심한 곳에는 3개의 긴 철막대인 트러스만을 받쳐 놓았다. 이를 통해 본 공사를 위한 가설 공사의 양을 대폭 줄여 구조물의 방해없이 공사가 가능했다. 이 결과 2009년 3월 ‘入’형으로 올라가던 타워Ⅰ·Ⅱ·Ⅲ의 최고 52도 기울어진 동편 건물과 서편 건물을 지상 23층, 70m 높이에서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쌍용건설은 3~4일만에 1개층을 시공하는 일정으로 모든 공정을 수행했다. 예정보다 한달 이상 빠른 18개월만에 골조공사를 끝낸 비결이다.

기울어지고 갈라진 하층부 건물에 전해지는 약 6만톤에 달하는 스카이파크의 막대한 하중은 트랜스퍼 트러스(Transfer Truss) 공법을 통해 해결했다.

◇무재해 1200만인시 달성도 =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시공 과정은 ‘바벨탑’ 건설과 비교되기도 한다. 중국, 방글라데시,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미얀마 등 다국적 건설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투입됐기 때문이다.

공사 일일 최대 출역 인원만 10여개국 6000명에 달했다. 언어, 생활습관이 다른 다국적 근로자들이 2교대로 24시간 공사를 수행하면서도 ‘1200만 시간 무재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최근에는 이 호텔의 경사구조 시공공법이 해외 프로젝트 적용 기술 최초로 국토해양부 건설신기술(제608호)에 지정돼 국내 관공사 입찰시 기술점수를 부여받고 유사 프로젝트에 사용될 경우 기술료(해당 공사금액의 약 15%)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안국진 쌍용건설 상무는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도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건물이라고 우려했던 프로젝트”라며 “특히 적정 공사기간 48개월의 고난도 공사를 불과 27개월 만에 수행함으로써 기술력과 시공능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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