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PC 계속 만든다...분사 계획 전격 철회

입력 2011-10-2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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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검토 결과 분사 철회가 유리 3분기에만 1620만대 팔아...시장 점유율 17.7%로 1위

▲멕 휘트먼 HP CEO

세계 최대 PC업체 휴렛팩커드(HP)가 PC 사업 분사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HP는 27일(현지시간) 전략적인 검토 결과 PC 생산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객관적으로 PC사업 분사에 대해 전략적이고 재무적인 영향을 종합 검토한 결과 그대로 유지할 것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PC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고객과 제휴사, 주주 모두에게 올바른 조치”라며 PC사업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PC 사업 분사 철회 결정에는 부품공급이나 정부조달 등 주요 경영 부문의 통합이 가져오는 이익과 HP 전체 브랜드가치에 대한 기여 부문을 고려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HP의 매출에서 PC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1에 달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성장하면서 PC 판매가 위축되기는 했지만 HP는 지난 분기에만 1620만대의 PC를 팔아치웠다.

HP의 세계 PC시장 점유율은 3분기 17.7%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토드 브래들리 HP 개인시스템 사업부문 대표는 “개인시스템 사업은 고객과 파트너에게 제품 혁신이라는 이익을 안겨 줄 것”이라면서 “HP는 세계 시장에서 PC 사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사와 관련된 막대한 비용도 부담이라는 평가다.

캐시 레스잭 HP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분사와 관련된 비용이 1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PC 사업 분사로 인한 구매력 감소와 함께 공동 사업기회를 감안할 때 손실도 1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레오 아포테커 전 CEO는 지난 8월 태블릿PC 등 모바일 사업에서 손을 떼고 PC 사업을 분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쟁사인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CEO는 “HP의 PC사업 포기는 부품 구매 물량이 줄면서 가격 결정력이 떨어지는 등 회사에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HP는 당시 모바일 기기 사업에서도 갈팡질팡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HP는 자사의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OS)인 웹OS를 노트북과 넷북에도 탑재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사업 확대 의욕을 보인 지 6개월도 안돼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철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PC사업을 유지하겠다는 HP의 결정은 아포테커에 대한 시장의 불만을 잠재우고 차별화를 꾀하려는 휘트먼 CEO의 전략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HP의 주가는 4.8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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