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부의장
국가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묵묵히 애쓰시는 이상우 대표님을 비롯한 이투데이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이투데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세계은행(WB)이 지난 2006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의 조건은 ‘눈에 안 보이는 자본(Invisible Capital)의 충실도에 의해 좌우된다고 한다. 선진국의 자원 구성중 천연자연은 3∼5%에 불과하고 도로, 항만 등 인간이 제조한 자원은 15%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 80% 정도가 대부분 보이지 않는 자원이라고 한다.
국민들이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정받고, 정부는 부정부패 없이 맑고 깨끗하며, 사법부는 공정한 판결로 정의를 세우고, 기업은 투명하게 경영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이런 무형의 가치들이 선진국을 떠받치는 가장 큰 사회적 자본이라는 것이다.
사람을 살려내던 의사에서 나라의 병을 고치고자 정치에 나선 내가 반드시 이루고 싶은 필생의 꿈이 바로 이런 사회, 건강사회다.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 중에서 신뢰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냉전의 몰락을 최초로 확신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의 역저 ‘트러스트(Trust)’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사회적 자본인 신뢰가 바탕이 될 때 사회적 행위들이 그야말로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신뢰 형성을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일시에 변할 수 있는 약속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신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신뢰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신뢰를 본 후에야 자기도 신뢰를 지키겠다는 식의 조건부 신뢰는 결코 성공을 거둘 수 없다. 개인이든, 국가든 양보와 희생에 대한 각오를 바탕으로 먼저 신뢰를 보여주는 대인배적 행동을 해야 한다.
특히 한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치권의 솔선수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을 생각해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사회와 국가이익 보다는 정파적 이해를 앞세우고, 개인적 영달에 급급하다 선거 때의 대국민 약속을 밥 먹듯 식언해버린다. 이제 국민 여러분들이 이런 정치인들에게 확실히 심판해줘야 한다. 이와는 별개로 나 역시 얼마나 자기희생적 정치행보를 보여 왔는지 자문해본다.
신뢰 다음의 가치는 합(合)이다. 보수와 진보가 격렬히 맞서온 우리 정치 현대사를 헤겔의 변증법적 논리로 살펴보자. ‘독재’를 정(正)이라고 하면 그것의 반(反)이 ‘민주’가 되고, ‘보수’를 정(正)이라면 ‘진보’는 반(反)이 된다. ‘정신’이 정(正)이라면 ‘물질’은 반(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합(合)은 무엇인가. 진보도 보수 차원을 뛰어넘어 제3의 길, 즉 건강사회이다. 합(合)의 시대, 21세기. 이제 우리, 어깨 걸고 함께 가자.
정치를 시작한지 어느덧 15년, 정말 쉼 없이 달려왔다. 건강사회의 일념 하나로 말이다. 아직 결승선은 멀었다. 그러나 이제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오늘도 달린다. 내일은 더 힘차게 달릴 것이다. 꿈만 꿔왔던 건강사회, 그 희망의 우승고지가 멀지 않았다.
건강사회를 만드는데는 무엇보다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중요하다. 사회 구성원의 공감대는 소통의 채널인 언론의 몫이다.
언론이 올바른 시각을 가져야 사회도 건강해진다. 이투데이가 올바른 소통의 채널로서 우리사회가 건강한 사회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중추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정의화 국회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