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 3분기 사상최대 이익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기 위한 정책에 가장 먼저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을 줄인 은행들이 3분기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3일 은행권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총 순이익은 1분기 4조5000억원, 2분기 5조5000억원으로 총 10조원에 달했다.

2분기 이익에는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익이 포함돼 이를 제외하면 2분기 순익은 3조1000억원이었다.

하반기에는 은행들의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자이익(이자수익-이자비용)이 줄어 실적은 상반기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이 예상과 달리 좋게 나온 것.

에프앤가이드 조사 결과 우리, KB, 신한, 하나, 기업, 외환, 대구, 부산 등 8개 은행과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에 대한 증권사 추정 평균치는 무려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였던 2005년 3분기보다 높은 수치다.

이 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지면 농협, 수협 등을 포함한 18개 은행의 올해 순이익은 지금껏 사상 최대였던 2007년 15조원을 뛰어넘어 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규제가 은행들의 배만 불리우는 꼴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을 예상 외로 늘린 것은 8월부터 시행된 가계대출 규제"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를 빌미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여 부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고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폭 오른 대출금리를 받아들여야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7월 연 5.46%에서 8월 5.58%로 한달 새 0.12%포인트 뛰어올랐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대출금리 상승폭이 0.16%포인트였는데 한달 상승폭이 이에 육박한 것이다.

8월 대출금리가 7월보다 뛰어올랐지만 8월 신규 저축성예금 금리는 연 3.76%로 7월의 3.79%보다 낮아졌다.

더욱이 대내외적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늘어난 순익을 서민들에게 돌려줄 생각은 하지 않고 `배당 잔치'를 벌이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7대 시중은행은 10조원이 넘는 현금을 배당했다. 특히 지난 7월 1조원에 육박하는 중간배당을 결의한 외환은행 등 외국계 은행의 고액배당은 `먹튀' 논란마저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의 은행세처럼 은행의 과도한 이익에 대해 과세하거나 이익을 사회에 환원토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는 올해부터 은행세를 도입했으며, 벨기에, 덴마크,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스웨덴 등은 비슷한 과세 제도가 있거나 앞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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