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미국인 탈레반 부모 '아들 특별사면 간청'

입력 2011-09-2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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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붙잡힌 '미국인 탈레반' 존 워커 린드(30)의 가족들이 대통령에게 린드를 특별사면해 줄 것을 간절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린드는 아프간에서 탈레반과 함께 활동하다 2001년 11월 생포돼 미국으로 압송됐다. 그는 탈레반 지원 혐의가 인정돼 2002년 10월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인디애나폴리스 테레 호트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BBC는 어릴 적 생활부터 이슬람과 아랍어에 심취했던 학창시절, 근황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을 집중 조명하면서 특사를 요구하는 부모의 목소리를 자세히 전했다.

미국 중산층 가톨릭 집안에서 1981년 태어난 린드는 1997년에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이어 아랍어를 배우기 위해 예멘으로 건너갔다가 파키스탄을 거쳐 2001년 5월 탈레반에 합류했다.

아프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이 지원하는 훈련 캠프에서 2개월 간 군사 훈련을 받은 그는 두 차례 빈 라덴을 만나기도 했다.

부모들은 린드가 재판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유죄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린드는 당시 종신형을 받을 수 있는 테러 활동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검찰은 린드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생포된 이후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는 주장을 포기하면 감형될 수 있도록 처리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린드는 이를 받아들였고, 검찰은 탈레반 지원 혐의만을 적용해 징역 20년형을 구형했다는 것이 가족들의 주장이다.

부친 프랭크는 "내 아들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면서 "부시 대통령이 10년 전 선포했던 테러와의 전쟁 이후 첫 번째 테러 용의자였던 `억류자 001' 사건에 대해 이제는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랭크는 "린드는 테러와 무관하다"면서 "그는 러시아가 지원하는 군에 대항하기 위해 아프간에 합류하기를 원하는 수천여 명의 젊은 무슬림 가운데 한 명일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린드는 현재 테레 호트 교도소에서 한때 사형수들이 수감됐던 방에 특별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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