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나경원 지원? “결정된 것 없다”

범여권 후보가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으로 정리되면서 시선은 또 다시 박근혜 전 대표에게로 향했다. 선거의 여왕으로 군림한 박 전 대표의 지원 여부에 따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 자체가 틀려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29일 주요조간들은 일제히 박 전 대표가 선거 지원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관계자 말을 인용, 나 후보를 지원키로 내부방침을 정한 가운데 조만간 박 전 대표의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본지가 이날 다수의 친박계 핵심의원들과 통화한 결과 박 전 대표는 아직 지원 여부에 대한 최종 결심을 굳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참모 출신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면서 “고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아직 결심했거나 방침이 정해졌거나 하는 단계는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에서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며 “자칫 오보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중진의 또 다른 핵심의원도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친박계 내에서 많고, 그런 의견이 여러 경로를 통해 박 전 대표에게 전달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아직 그 어떤 결심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도권의 한 핵심의원은 “박 전 대표는 국정감사에 전념하고 있다. 정책과 대안을 하나하나 내놓으면서 (대권)행보를 걷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게 옳다”며 우회적으로 선거와 거리를 뒀다.

반면 최종결심만 하지 않았을 뿐 선거 지원은 예정된 단계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영남의 한 중진의원은 “(박 전 대표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던 복지 당론은 지난 의원연찬회 때 가닥을 잡으면서 어느 정도 정리됐고, 후보 문제는 이석연 변호사가 드롭(포기)하면서 나경원 후보로 모아졌기 때문에 지켜볼 사안들은 다 정리됐지 않느냐”며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박 전 대표의) 큰 방향은 지원이었다. 자연스럽게 흐름대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남의 또 다른 중진의원은 “지원에 나선다고 해도 내용과 방법에 있어 고민이 진척돼야 한다”면서 “유세 등 직접적 지원보다는 중요한 시점에 한마디 던지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소극적 지원에 무게를 뒀다.

한편 28일 홍준표 대표로부터 서울시장 후보 추천장을 건네받은 나 후보는 “여성 서울시장은 여성 대통령의 길을 열어주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박 전 대표를 찾아 조언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와 김정권 사무총장 등 선거를 책임질 지도부 역시 박 전 대표의 지원을 기대하며 직간접적으로 요청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