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개막전인 오는 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발표한다고 보도되자 시간이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한 백악관의 답변이다.
백악관에서 경기부양책을 꺼내려면 NFL 개막전 눈치까지 봐야 하는 것인가.
당초 오바마 대통령은 7일 오후 의회 연설을 통해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려 했다.
하지만 당일 대선후보 방송토론회를 계획하고 있는 공화당의 반발로 이를 하루 연기하는 굴욕을 맛봤다.
결국 공화당의 의견은 받아들였지만 NFL 개막식이라는 복병은 피하지 못한 셈이다.
명색이 세계 최대 경제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대국민 연설로 지나치게 머리를 굴렸다.
정치적인 견제 의도로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 시간에 맞춰 자신의 연설을 잡으려다가 일정 연기에다 궁색한 해명까지 해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도 갈수록 꼬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천신만고 끝에 부채한도 증액안에 서명할 때만 해도 위기를 넘기는가 싶었지만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찬물을 끼얹었다.
공화당은 호재를 만난 듯 S&P가 미국의 최고 국가신용등급을 박탈한 데 대한 책임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넘겼다.
민심마저 오바마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대처 방식에 대한 지지율은 36%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다.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와의 일대일 가상 대결에서는 2%포인트 차로 패배하기도 했다.
롬니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일대일 구도에서 오바마를 누른 것은 처음이어서 충격을 줬다.
대선을 1년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현직 대통령이 상대당 유력 주자에게 밀리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다.
지금 오바마에게 필요한 것은 연설 일정을 놓고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다.
위기일 수록 잔머리보다는 정도를 걷는 것이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