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앙은 2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허들 110m 결승에서 다이론 로블레스(쿠바)가 손을 잡아 끄는 바람에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금메달을 아쉽게 놓친 류시앙(28·중국)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4년 만의 세계 정상 복귀를 노린 그보다 경기장 내 중국 관중들의 아쉬움이 더 컸다.
류시앙은 애초 로블레스의 실격 사실을 알지 못하고 로블레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이후 영상 분석을 통해 로블레스가 실격 판정을 받아 3위에서 2위로 승격한 류시앙은 “경기는 경기일 뿐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로블레스와 친한 친구”라며 “나는 무조건 즐겁게 경쟁하는 것이 좋은데 이번 상황은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합 중 어떤 생각을 했냐는 물음에 “(신체 접촉 등) 이런 상황이 있을 줄은 몰랐지만 거의 마지막까지 뛰면서 로블레스를 이길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재경기를 원하냐는 질문에 “다시 경기를 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공평하지 않다”며 “나에게 경기는 즐거워야 하는 것이기에 다시 경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류시앙은 자신의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끝까지 달려봐야 하기 때문에 결과를 속단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잘했다”며 충분히 만족한다고 밝혔다.
한편 류시앙은 아시아 선수 사상 처음으로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허들 110m에서 우승해 단거리 종목에서 세계를 제패했다. 2006년에는 세계신기록인 12초88을 수립하고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세계기록을 세웠으며 올림픽·세계선수권을 모두 석권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