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시각]오늘 운명의 날…무상 포퓰리즘 방치하면 나라 절단난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 왔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진보, 보수진형이 각자의 주장을 내세우며 뜨거운 논리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발표하면서 열기가 더욱 뜨겁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주민투표에 180억원 상당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지비용의 특성 때문이다. 즉 복지비용은 한번 지출되면 계속 불어난다.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면 연간 1조8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무상급식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얘기다. 무상급식 전면 도입은 대표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빗대어 ‘표퓰리즘’(표를 위한 공약)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미국과 유럽국가의 재정위기는 포퓰리즘 논란이 뜨거운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은 1970~1980년대에 영국병이라고 불리는 일을 겪었다. 결국 국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재정위기의 부메랑을 맞아야 했다.
지난 5일 미국도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 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과도한 부채 때문이다. 미국은 법정부채한도 총액(14조3000억 달러)을 넘어서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대한민국도 국가부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392조8000억원으로 GDP대비 33.5%를 수준이다. 경제개별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23위를 기록, 아직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복지지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따라서 현재의 연금·의료 제도 등을 유지할 경우 2050년에는 국가채무비율이 137.7%까지 늘어나 장기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이유는 서울시 재정 문제 때문이다.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몇 년 뒤 서울시 예산안 편성 때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용했다.
대한민국은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거기에 경제 인구는 줄고 있다. 수입은 줄고 지출은 증가하는 사회로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자녀, 후손들에게 무거운 세금 부담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정파와 이해관계에 따라 각각의 입장을 주장하기 보다 대한민국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생각하는 투표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우리가 투표장에 가야 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