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팬츠부터 드레스까지…꽃무늬가 대세
올 가을 거리에는 꽃 무늬 패션이 넘쳐날 전망이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디자이너들은 이번 가을 기후가 온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짧은 바지에서부터 칵테일 드레스에 이르기까지 꽃무늬 일색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전했다.
가을 의상 패턴에 꽃 무늬가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뉴욕에 있는 파슨스디자인학교의 사이먼 콜린스 학장은 “경제가 침울한 시기에는 꽃 무늬로 낙관론을 대변한다”며 “요즘 패션계는 계절과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제·어디서 옷을 입을지를 감안해 구입하는 문화는 구식”이라며 “한 겨울인 12월에도 꽃무늬 붐이 인다면 입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구찌 미우미우 질샌더 등 명품 브랜드들은 일제히 올 가을 신제품에 꽃무늬가 들어간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구찌의 프라다 지아니니 디자이너는 신상품에 파랑 보라 빨강 등 강렬한 색상의 꽃 장식이 들어간 볼레로와 드레스, 블라우스를 선보였다.
꽃 장식은 얇고 투명하면서도 빳빳한 느낌이 나는 오간자 소재를 사용하고, 블라우스와 드레스에는 부드럽고 섬세한 쉬폰과 실크 소재를 사용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미우미우의 가을 컨셉은 40년대를 상기시키는 복고풍이다.
미우미우는 붉은 톤의 바탕에 스팽글로 데이지와 백합 무늬를 장식한 드레스로 올 가을 패션 마니아들을 유혹할 계획이다.
간결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질샌더의 라프 시몬스도 올 가을 컬렉션에는 데이지와 국화, 금잔화 등의 야생화로 강조했다.
질샌더의 가을 컬렉션은 전통 수공예를 바탕으로 하는 90년 역사의 전설적인 실크 하우스 ‘부콜’에서 만들어졌다.
랑방, 크리스벤즈, 벤소니도 꽃무늬 일색으로 런웨이를 장식했다.
랑방의 알버 엘바즈 디자이너는 이끼로 덮힌 오크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런웨이에서 선보였다. 미국 남부 출신의 미인이 입었을 법한 검정색 새틴 파티드레스에 수놓인 베이지색의 커다란 장미가 포인트다.
미국 디자이너 크리스 벤즈는 꽃무늬 프린트의 계단식 드레스를 소개하며 ‘포푸리’같다고 표현했다.
소니아 윤과 벤자민 차닝 클리번이 만든 브랜드 벤소니의 올 가을 신상품은 고딕 양식 웨딩에서 영감을 받았다.
윤 디자이너는 “드레스에 프린트된 커다란 장미는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며 “슬픔과 기쁨으로 옷에 꽃무늬가 녹아드는 것 같은 이미지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