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릭 페리 텍사스주 주지사가 16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을 겨냥한 협박성 발언을 쏟아내 구설수에 올랐다.
페리 주지사는 지난 13일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뒤 아이오와를 방문 중,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만약 연준에서 내년 선거 때까지 돈을 더 찍어낸다면 이곳 아이오와에서는 어떻게 다룰지 모르겠지만 텍사스라면 험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점에 정치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찍어내는 것은 거의 ‘배반적·반역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미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늦어지면서 일각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제3차 양적완화 필요성을 주장하고, 연준도 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인 것이다.
페리 주지사의 발언이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받는 연준을 상대로 한데다 강도가 높다는 지적으로 백악관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라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생각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대표적 보수논객 칼로브는 이날 폭스TV에 출연해 “반역은 죽음으로 처벌받는 죄”라면서 “이는 대통령 경선 후보로서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언급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페리 주지사측 대변인인 마크 마이너는 “주지사는 현 경제상황과 통제불능의 지출에 대한 참담함을 표현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