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 제재, 해제될 수 있지만 시기 예측 못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1일 자신의 방북 관련해 “걸림돌은 없다고 본다”며 “북한 당국도 방북 시기와 의제를 검토해 와도 좋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빈 방한 중인 반 총장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내가 개입할 시기를 잘 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다만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가를 방문할 때는 의제나 (회담) 성공 가능성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남북 또는 북미) 양자 간 대화가 진행 중이거나 다자적 틀(6자회담)이 있으면 그것이 우선순위를 가져야 하며, 그 과정에서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진행 중인 북미 대화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남북대화 및 6자회담 추이를 지켜보면서 방북 추진 등 일정한 시점에 자신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당국이 대화를 통해 협력의 폭을 넓히고 이해 간극을 좁히는 노력으로, (이는) 인내를 갖고 해야 한다”며 “정치적 성숙과 민주화, 국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폭넓은 주도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에 대해 “남북 간 화해 차원에서도 한국 정부가 긍정적·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해선 “이명박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가 결정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정상외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가장 효과적 수단이 된다고 믿고 있다”고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관련해 “유엔의 대북 제재는 해제될 수 있지만 언제인지 (시기를) 예측할 수 없으며, 그런 여건은 조성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 제재가 해제될 수 있으므로 제재 (기간)에도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또 최근 한일 간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는 독도 문제 관련해 “유엔 사무총장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한국과 일본이 인근국가로서 이런 영토 문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평화롭고 조화롭게 존재하고 협력 관계가 강화돼야 한다. 조속한 시일 내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선 “미국과 EU가 협력해 경제 부양 정책을 취해 경제위기가 전세계로 파급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함께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또 남수단의 열악한 사정을 언급하면서 “어제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을 만나 남수단 평화유지군(PKO)에 공병대를 파병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