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목소리 질환, "소리 지르지 마세요"

입력 2011-08-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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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목소리로 성대 혹사하면 결절·폴립 등 유발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남순열 교수가 환자와 발성시 후두소견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최근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며 성대결절 등 목소리 관련 질환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목소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목소리의 비중은 38%에 달한다고 한다. 음성질환을 예방하고 나아가 호감이 가는 좋은 목소리를 가지려면 꾸준한 음성 훈련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의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 목소리 변화는 왜 생길까= 목소리를 별로 안 쓰던 사람이 말을 장시간 하였다거나 노래를 무리해서 여러 곡 불렀을 때 목소리가 가라앉고 변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성대가 평소보다 진동을 많이 함으로써 그 마찰로 인해 성대 점막이 충혈되고 부어 올라 정상적인 진동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목소리는 성대가 정상적인 모습이 아닌 경우 변하게 되는 것이다.

지나치게 목을 사용하거나 너무 큰 소리를 내는 등의 잘못된 발성 습관은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을 유발한다. 쉽게 비유하자면 발에 잘 맞지 않은 새 구두를 신었을 때 굳은살이 박히고 물집이 잡히는 것과 같다. 성대결절은 성대에 생기는 굳은살로 과도한 발성을 지속적으로 할 경우 성대점막에 염증성 반응으로 성대점막이 두꺼워 지는 질환이다. 성대폴립은 성대 안쪽의 모세혈관이 파열해 생기는 물혹으로, 성대접촉을 방해해 진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해 거칠고 쉰 목소리를 내는 원인이 된다.

◇음성질환, 자가 판단은 금물!= 국내에 음성치료 분야가 도입된 지는 꽤 오래됐지만 음성질환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편이다. 심지어 중증의 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도 스스로 진단하고 치료하려 하거나, 아예 치료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음성질환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그대로 방치하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음성질환은 짧은 기간 동안 또는 단순한 요인 때문이 아닌, 오랜 시간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잘못된 습관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원인질환의 치료와 함께 환자의 발성습관 등의 교정 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 음성질환에는 성대결절, 목소리 떨림, 말더듬 등이 있다. 목소리를 많이 쓰는 사람들이 흔히 걸리는 성대결절은 일종의 기능성 음성질환이다. 발생 초기에는 목소리 사용을 가급적 제한하고 음성 치료를 통하여 올바른 발성법을 교육받으면 원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이나 약물요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잘못된 발성을 다시 하면 재발되기 때문에 꾸준한 음성치료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목소리 떨림은 보통 본인 의지와는 관계없이 불안이나 긴장, 스트레스 등으로 교감신경이 자극돼 근육이 떨리면서 나타난다. 단, 별다른 이유 없이 목소리가 떨린다면 연축성발성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보통은 남성에 비해 발성에 필요한 근육과 폐용량이 작은 20~30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남녀를 불문하고 이런 증상이 심한 경우 사회생활 및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보톡스를 주사해 치료하기도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발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와 훈련이 필요하다.

소아나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게도 찾아 볼 수 있는 말더듬 증상 역시 꾸준한 치료로 개선이 가능하지만 쉽게 포기하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안철민 원장은 “흔히 말더듬의 원인을 심리적인 이유에서 찾으려는 경우가 많지만 조사 결과 말더듬 환자의 60%이상이 연축성발성질환이나 성대부종 등 구조적인 음성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말더듬 증상을 심리적인 문제로만 생각하지 말고 보다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 그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좋은 목소리를 가지려면= 각자의 목소리는 성대 근육을 움직이는 습관이 상당히 오랫동안 굳어져 형성된다.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음성 갖고 싶어도 하루아침에 목소리를 바꿀 수는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평소 생활 속에서 올바르게 발성습관을 바꾸면 호감도 높은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 좋은 소리는 몸과 마음의 건강상태와 연관이 있으므로 좋은 자세와 표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파에서 올라오는 공기가 식도를 따라 성대에 정확히 다다를 수 있게 허리부터 목까지 상체를 곧게 펴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은 예다.

남순열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음성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편안하고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또 가까운 거리와 조용한 장소에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며“목소리가 쉬었다고 해서 속삭이는 소리로 말하지 말고 충분한 잠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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