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시각에서 촬영해 화제를 모은 영화 '블라인드'가 28일 언론에 첫 공개됐다.
'블라인드'는 뺑소니 사건을 목격한 시각장애인 김하늘(민수아 역)과 두 눈으로 본 목격자 유승호(김기섭 역)가 용의자의 표적이 돼 쫓기는 내용을 담았다.
블라인드를 연출한 안상훈 감독은 수아가 느끼는 잔상들을 흑백으로 처리해 눈이 보이는 등장인물들과 구별지었다.
수아는 뺑소니 사건의 전말을 모두 경험한 목격자로 나와 같은 사건을 두 눈으로 본 기섭과 엇갈린 진술로 갈등을 일으킨다.
수아는 눈은 보이지 않지만 경찰대를 다니는 엘리트로 나와 남다른 추리 실력을 보여주며 시각장애인의 진술을 믿지 않던 경찰이 점점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목소리가 들리는 높이로 키를 추정하고 음성의 떨림으로 체격을 맞추거나 하는 식이다.
반면 기섭은 뺑소니 사건의 일부분만을 목격해 수아와 엇갈린 설명으로 수사에 혼선을 빚게 만든다.
이는 이제까지 시각장애인들에게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깨트리는 것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다.
안상훈 감독은 영화를 통해 "진정한 장애는 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는 것" 이라며 "장애인이 연민이 대상이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같이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점에 초점을 뒀다" 고 강조했다.
용의자는 수아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설정을 이용해 지근거리에서 수아를 쫓는 장면을 보여줘 색다른 공포감을 선사한다. 어두운 곳에서는 보이지않는 시각장애인이 더 유리한 점을 이용해 수아와 용의자와 싸우는 액션도 볼만했다.
기섭이 스마트폰 영상통화를 이용해 수아를 용의자로부터 도망치게 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마음이'에 이어 '블라인드'서 수아의 안내견으로 출연한 '달이'의 호연은 감동을 자아냈다.
다만 용의자가 살인을 벌이는 동기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블라인드가 공포 영화의 흥행 기근 속에 블라인드가 얼마나 관객을 동원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달 1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