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운동 늘어 비수기에도 짬짝 매출…맥주는 인기 ‘뚝’
장마가 길어지면서 음료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비가 오면 활동성이 떨어져 매출이 줄어드는 커피나 생수, 스포츠 음료 등이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 음료업계는 예상치 못한 실적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맥주는 긴 장마에 맥을 못추고 있는 대신 막걸리 매출은 장마 시작 전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14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커피, 생수 등의 음료가 매출 신장을 주도하면서 7월 매출이 전년 대비 15% 신장했다. 게토레이와 G2를 합한 스포츠 음료 부문은 같은 기간 대비 7~8% 성장했다. 장마 기간임에 불구하고 지난달 말 까지 누계기준으로 5% 신장했다.
지난달 말까지 전년 대비 매출 신장폭은 탄산음료가 10%, 주스는 5%대였지만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달에는 탄산음료가 5%, 주스는 10%로 역전됐다.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의 지난달 매출이 약 1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8% 신장했다.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이달에도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출이 오르고 있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실질적인 소비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매출 신장 규모가 상당히 크다”며“기대하지 못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음료 매출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음료부문이 지난해 대비 8.6% 신장됐다. 특히 이온음료가 전년대비 37.5% 성장하고 지난달 대비 43.8% 신장됐다.
이어 생수가 전년대비 16.8% 성장해 장마철 음료 매출 신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탄산음료는 전년대비 21% 성장했지만 이달 매출은 지난달 대비 0.5% 신장에 불과했다.
이마트는 장마로 강수량이 집중된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음료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12.9% 성장했다. 특히 전년대비 수입음료 54.6%, 스포츠음료 38.7%, 생수는 22.0%, 냉장음료 17.5% 매출이 올랐다. 반면 동기간 동안 과즙음료와 탄산기호음료는 다소 내림세로 각각 3.6%, 6.9% 신장했다.
예상 밖 매출에 놀란 음료업계와 달리 맥주업체는 울상을 짓고 있다. 14일 이마트에 따르면 맥주는 장마가 한창인 7월 3~9일에 전주 대비 판매율이 5.9%나 떨어졌다. 6월에도 3.7% 하락했지만 지난해 20% 이상 상승했던 ‘월드컵 특수’를 감안하면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올해 더위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맥주 소비가 주춤한 사이 비와 찰떡궁합인 막걸리는 7월 1~13일까지 5.9% 신장했다. 7월 3~9일에도 지난 주에 비해 0.5% 늘어 장마가 길어질 수록 막거리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을 깬 장마철 호실적에 대해 음료업계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실내 운동 비중이 늘어서 물 처럼 마실수 있는 스포츠 음료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무더위가 찾아와야만 꼭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