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물가 전망 사실상 4%대…내년 물가도 낙관 어려워
올해 4%대 물가상승률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각종 기관 가운데 유일하다시피 3%대 물가 상승률을 제시해 왔던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0%로 상향조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은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 역시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낮췄다.
한은은 15일 발표한 ‘2011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 3.9%에서 4.0%로 올렸다. 한은은 올해 근원인플레이션율도 3.3%에서 3.5%로 수정했다.
앞서 김중수 한은 총재도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앞으로도 물가가 높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지난달 말 정부가 물가 전망치를 3%대에서 4%로 대폭 올려잡은데 이어 물가안정 기관인 한은마저 3%대 전망을 포기해 사실상 올해 ‘4%대 물가’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에 앞서 IMF(4.3%), OECD(4.2%), KDI(4.1%), 삼성경제연구소(4.1%), LG경제연구원(4.0%) 등 주요 국책·민간 연구소도 올해 물가 상승률이 4%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내년 물가 전망치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한은은 내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4%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올해 물가가 크게 오른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내년 상반기 물가 전망이 3.3%인데, 0.5%포인트 정도가 기저효과”라며 “이를 제외하면 3%대 후반인 약 3.8%로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적 요인을 제외하고 보면 내년에도 물가 오름세가 높다고 평가된다”며 “물가전망치를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낮췄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동기보다 4.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4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정부 전망치보다도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연내 2차례 가량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연 3.25% 수준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차례 올려 연말께 연 3.75%까지 높인다는 것이다.
SK증권의 염상훈 애널리스트는 15일 “한은 하반기 경제전망은 물가에 대한 우려를 여실히 표현했다”면서 “이어 연말 기준금리는 3.75%까지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