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한동안 잠잠하던 ‘사극 바람’이 분다. ‘최고의 사랑’ ‘동안미녀’등으로 로맨틱 코미디 바람이 불었던 안방극장에 하반기에는 사극이 본격적인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를 통틀어 KBS1 ‘근초고왕’과 MBC ‘짝패’만이 안방극장을 찾았다. 그마저도 특별한 ‘돌풍’을 주도하지 못한채 막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KBS1 ‘광개토 대왕’을 시작으로 SBS ‘무사 백동수’ , KBS 2 ‘공주의 남자’ , MBC ‘계백’등이 줄이어 시작을 알리고 있다. 9월에는 세종 시대를 그린 SBS ‘뿌리깊은 나무’도 선을 보인다.
하반기 시작을 알리는 드라마들은 모두 실화를 기반으로 한 창작 사극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달 시작한 ‘광개토태왕’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광대한 영토를 정복한 광개토대왕(이태곤)의 일생과 그가 세운 강한 나라 고구려의 이야기를 사실성 있게 표현했다.
이달 초 시작한 ‘무사 백동수’는 사도세자가 폭군이 아니라는 색다른 해석에서 시작한다. 조선시대 한·중·일의 무예를 망라한 ‘무예도보통지’를 완성한 협객 백동수(지창욱)의 이야기로, 백동수는 정조대왕의 호위 무관으로 조선 제일검으로 불린 실존 인물이다.
7월 중순 시작을 알리는 ‘공주의 남자’는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뺏기 위해 좌의정 김종서를 살해한 계유정난에서 시작된다. 수양대군의 딸 세령(문채원)과 김종서의 아들 김승우(박시후)의 사랑을 그린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현재 젊은 층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배우를 사극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계백’은 백제시대의 강직하고도 능력있는 장수였던 인간 계백(이서진)을 통해 진정한 충신의 모습을 그려낸다. 역사 속에서 방탕하고 무능하게만 그려졌던 의자왕(조재현)을 개혁과 혁신을 추구했던 군주로 재조명한다. 차인표는 오랜만에 드라마로 컴백하는 만큼 그 각오도 남달라 실제 주인공과 비슷한 생활을 하는 등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오는 9월 시작 예정인 ‘뿌리깊은 나무’는 훈민정음 반포를 앞두고 집현전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들의 살인사건 미스터리를 다룬다. 노비출신 관원 강채윤(장혁)이 의문의 사건을 추적한다. 세종(한석규)은 백성들의 욕도 흉내내고 성질도 급한 다혈질로 그려진다. 한석규의 색다른 연기변신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 사극은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게 특징”이라며 “각 드라마가 사실에서 각각 새로운 사실들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흥미롭다. 실력파 배우들의 연기실력 감상도 하반기 사극에서 주목해야 할 점”으로 내다봤다.
한편 사극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MBC ‘대장금’(41.6%), MBC ‘주몽’(41%), KBS ‘태조왕건’(37.3%), MBC ‘선덕여왕’(35.4%) 등에 이어 사극 시청률 대박을 이어갈지 관심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