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로수수료 인상 담합 아니다"

입력 2011-07-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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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시정명령 취소 청구 소송서 은행 손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중은행에게 내린 ‘지로 수수료 인상 담합’ 시정명령이 부적절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이 지로 수수료를 일제히 인상한 것을 담합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은행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법원 판결이 관행적으로 보이고 있는 공정위의 무더기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4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12개 시중은행이 공정위를 상대로 ‘지로 수수료 인상 담합에 대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난 원심을 받아드려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했다. 2008년 4월 공정위로부터 무더기 과징금을 부과받은지 3년여만 지로 수수료 담합은 ‘아니다’로 결론난 것이다.

앞서 서울고법도 지난 2009년 9월 은행들이 금융결제원을 통해 지로 수수료 가격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한 것은 담합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었다.

당초 KB국민은행 등 14개 은행과 농협·수협중앙회, 우정사업본부 등 모두 17곳은 지난 2005년 장표지로(창구, 자동화기기, 인터넷 수납)와 전자지로(인터넷, 유·무선 전화 수납)를 각각 15%~28% 인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은행들이 금융결제원에서 ‘지로실무협의’를 벌여 지로 수수료 인상을 담합했다며 모두 43억5300만원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은행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한국씨티은행, 외환은행 등 4개 은행과 금융결제원을 제외한 12개 은행(우리·SC제일·하나·기업·산업·농협·수협·대구·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에 대한 것이다. 이는 같은 사안에 대해 2곳으로 나눠 법정소송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 등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법정소송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지로 수수료 담합건이라는 같은 사안이기 때문에 향후 대법원에서도 같은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선 이번 판결이 공정위의 기업 옥죄기 행태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론을 의식해 무리하게 담합으로 몰고가려는 공정위의 태도에 이번 판결이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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