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 증발' 중국고섬 상폐되나

입력 2011-07-02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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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고섬의 자회사 은행 잔고 특별감사 결과 재무제표상의 자금 가운데 약 1600억원이 증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고섬의 국내증시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고섬은 지난달 30일 오후 공시를 통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특별감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자회사의 은행 잔고가 재무제표에는 11억위안으로 기재돼 있으나 실제로는 9300만위안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10억700만위안(약 1600억원)이나 왜곡된 수치다.

또 자회사의 은행 부채도 재무제표에는 1억5700만위안으로 기재돼 있으나 실제로는 약 2억8500만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PwC는 잔고 부족액인 10억700만위안의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으며 자회사의 제반 재무 상황에 대해서도 검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재무제표 왜곡 상황이 드러나면서 중국고섬의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래소는 감사보고서 마감 시한인 오는 8월16일 이후 감사보고서 미제출 또는 부적정 감사의견이 나오면 규정대로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재무제표 왜곡 정도가 커 '적정' 감사의견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거래소와 상장 주관사인 대우증권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고섬은 1일 공시를 통해 지난 3월 말 기준 중국고섬 그룹이 보유한 현금과 은행 잔고가 총 약 7억1400만위안, 은행 부채는 약 2억500만위안이라고 밝혔다.

중국고섬 소유의 고정자산 가치가 약 5억7천200만위안이며 토지사용권, 토지선급금 등 비유동자산은 약 3억1700만위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고섬은 싱가포르에 이어 지난 1월 국내 증시에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2차상장했으며 지난 3월21일 싱가포르 증시에서 자회사 예금 문제가 불거져 주가가 폭락하자 거래정지를 신청했으나 이를 국내 증시에 곧바로 공시하지 않아 이 사실을 몰랐던 개인투자자들만 손해를 봤다.

중국고섬은 주주들에 대한 재무제표 발송을 전제로 하는 정기 주주총회 개최 시한을 6월에 이어 8월 말로 두 차례나 미룬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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