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끝 안보이는 소송전

입력 2011-06-30 11:27수정 2011-06-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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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국 ITC에 애플 제품 수입금지 신청...일각에선 확대 해석 경계 협업 관계 유지될 것

삼성전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애플의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해당 제품의 수입금지를 요청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이번 제소는 해외에서 생산되는 애플사의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 모바일 전자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막으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제소 내용은 이날 ITC 웹사이트에 게시됐다.

삼성은 애플이 데이터 변환·음악 데이터 저장·터치 패널 입력 등 통신표준 관련 특허 2건과 사용자 환경(UI) 특허 3건 등 총 5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수입금지 요청 대상은 아이폰3G·아이폰3GS·아이폰4·아이팟 터치·아이패드·아이패드2 등 6개 제품이다.

애플이 시작한 소송전이지만 삼성전자도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전면전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수입금지 요청으로 소송전 과열=삼성전자는 미국 법인에서 제품디자인·연구개발·엔지니어링 등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애플이 중국에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 특허를 보호해 달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이유로 해외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 등 6개 제품을 미국 내 수입을 금지 요청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대외무역이 국내의 생산, 고용,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모든 요인을 조사하는 미국의 대통령 직속의 준사법적 독립기관이다.

국제무역위원회로부터의 권고가 있을 경우 미국 대통령은 권고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모종의 결정을 내리도록 의무화됐다.

미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수입제한조치는 △관세율 인상 △수입할당제 적용 △관세할당제 적용 △과징금 부과 △수입허가서 발급정지 △수출자율규제 체결 △시장질서협정 체결 △산업조정 지원 등을 들 수 있다. 당해 품목은 최장 5년까지 일시적인 수입제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또 이번 소송은 양측 간의 국내 특허 소송 변론 기일을 앞둔 상황에 제기되면서 압박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7월 1일은 지난 4월 삼성전자에서 국내 법원(서울중앙지법)에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 배상 청구 소송 변론 기일이다.

다만 국제무역위원회가 삼성의 주장을 조사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간과 조사 착수 후 예비판정과 최종 판정까지는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소요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직 상업적 협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제소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판단이 어떻게 나타날 지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미국 기업인 애플이 해외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미국에 투자한 외국기업 간의 특허분쟁이기 때문이다.

◇ 불안한 협업 관계 ‘삐걱? 아직은’=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 전이 격화되면서 애플이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는 모바일 기기용 중앙처리장치(CPU) 물량을 줄일 지 여부다.

최근 대만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오는 2012년 발표 예정인 A6 칩의 생산을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와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삼성전자에서 상당수의 애플 제품에 탑재된 프로세서 A5부품을 공급받는다. 애플이 중앙처리장치를 직접 설계하고 삼성전자 등에서 파운드리(위탁생산)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많은 물량이 축소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D램 반도체나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납품되기 위해 인증을 받는데 최소 6개월여가 걸린다”며 “중앙처리장치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설계가 까다로워 인증하는 데 더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인증 후 애플이 원하는 수준으로 양상 가능 여부도 관건이다”며 “애플이 그동안 공급처를 다변화 하려고 했지만 삼성에서 높은 기술 수준과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다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송전과 별개로 양사 간 협업 관계는 당분간 유지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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