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재계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정두언 전 최고위원은 강도 높은 재벌개혁을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26일 ‘대기업은 다시 재벌이 되어버렸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재벌을 이대로 두고선 선진국 진입을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재벌개혁 없이는 선진화란 불가능하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IMF사태 후 신자주의의 무분별한 도입에 따라 대기업은 다시 몸집을 키우며 어느샌가 과거의 재벌 이상이 되어 또다시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경제대국의 대열에 들어선 우리 경제가 선진국의 문턱에서 후퇴를 거듭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재벌 비대화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서의 재벌은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행사한다”며 “북한의 세습체제를 능가하는 세습지배구조, 조카며느리까지 기업을 확장하는 문어발식 족벌경영, 족벌기업 일감몰아주기 및 주가 띄우기, 비정규직 양산의 주범인 중소기업 쥐어짜기, 영세자영업자의 영역까지 파고 드는 소위 ‘통큰’ 사업 등의 절대권력을 행사하는 재벌은 서민경제를 파탄내면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재벌행태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런 재벌이 정치권에까지 절대권력의 힘을 미치려 하고 있다”면서 “재벌회장이 청와대를 비아냥거리는가 하면, 일본 외에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전경련이라는 친재벌 이익단체를 앞세워 정부정책 뿐 아니라 국회의 입법정책까지 시비를 걸고 있다”며 “특히 법인세 문제에 있어서는 이기적인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경실련 자료를 인용 “이 정부 3년간 15대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32조2000억에서 56조9000억으로 76.4%증가했다”며 “게다가 지난 10년간 대기업의 고용은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었고 이러니 대기업은 법인세 감세에 따라 신규투자와 고용을 늘린 게 아니라 사내유보와 중소기업영역에 대한 사업확장만 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도 박재완 장관은 ‘부자는 미워하되 기업은 미워하지 말자’며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런 마당에 박 장관이 깔아드린 자리에서 전경련 회장은 정말 염치도 없이 미래발전 운운하며 법인세 추가감세를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런데 정부는 지금 그런 재벌에 휘둘리고 있다”면서 “정치권이 재벌개혁에 나서야야 할 이유다. 한나라당이 부자정당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