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 후 시식 관련 글로 도배
식품회사 연구원의 블로그나 트위터의 글이 아니다. 대한민국 유통그룹을 대표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주 트위터에 남긴 글들이다.
지난 달 10일 결혼과 함께 잠시 중단했던 트위터를 재개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먹거리 시식 삼매경에 빠졌다. 트윗을 재개한지 일 주일여만에 이마트에서 내놓을 먹거리 상품 시식에 대한 글만 10여개를 훌쩍 넘는다. 트윗 대부분을 시식과 관련한 글로 도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계 최고의 미식가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독 정 부회장이 이마트 시식 행사에 빠지지 않고 꼭 챙기는 이유는 뭘까? ‘개’와 ‘먹거리’ 이야기를 빼면 볼 게 없다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정 부회장이 시식 후기를 올리는 것은 이마트 먹거리 제품을 그룹 총수가 직접 먹어보고 소비자에게 음식에 대한 평가를 직접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 평가하고 제품개발 과정을 이야기하니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
이마트는 성수동 본사에서는 매주 목요일 정 부회장과 임원들이 함께 모여 간편가정식(HMR) 등 새 먹거리 제품에 대한 시식행사를 갖는다. 일명 ‘테이스트 키친’으로 일반가정의 주방과 식탁을 옮겨놓은 것처럼 싱크대와 냉장고에 홈바까지 갖춰 놓은 곳이다.
이곳은 정용진 부회장 뿐만 아니라 최병렬 대표 등 임원들이 매주 목요일 모든 개발상품을 시식하며 토론해 원하는 맛이 나올 때까지 연구개발에 힘을 쏟는다 . 정 부회장의 트윗에서는 “몇번의 테스트 끝에 맛을 찾았다”는 개발과정을 꼼꼼하게 관여해온 정 부회장의 관심이 엿보이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마트의 간편가정식은 현재 70여개를 훌쩍 뛰어넘었고, 이마트 전체 매출의 5%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식품담당 직원들은 “세계 모든 음식과 술에 해박한 오너가 직접 시식을 하기 때문에 제품 개발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쓰니 인기가 뒤따른다.
이마트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집에서 조리할 시간이 줄다 보니 간편가정식이 인기”라며 “이마트 상표를 달고 나가는 먹거리 상품인 만큼 부회장께서 직접 맛에 대해 신경쓰시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