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철회·해외자원개발 등 허위공시로 투자자 기만
상장사들의‘양치기 공시’로 투자자들이 또다시 골탕을 먹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4일 이룸지엔지, 3H, 시노펙스그린테크, 유아이에너지, 미주제강 등 5개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여기에 에피밸리, 디지털오션, 에스코넥이 유상증자 철회 등의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되며, 이달 들어서만 17일 현재 8개 코스닥상장사들이 거래소의 제재조치를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까지 총 9개사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수치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코스닥시장이 횡령·배임 뿐 만이 아니라, 기업들의 양치기 공시로 더욱 몸살을 앓고 있다”며 “테마주 마저 시들한 마당에, 그나마 있던 개인투자자들 마저 시장을 떠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웍스는 “해외자원개발을 한다”는 허위공시로 인한 주가를 부양한 후, 보유주식을 전량 매도하는 ‘먹튀’를 단행하고 상장폐지를 수순을 밟고 있다. 이로 인해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시장의 따가운 눈총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오영탁 코스닥시장본부 공시3팀장은 “지난 2007년 이후 자원개발공시기업(28사) 중 18사(64.3%)가 현재 상장폐지 또는 한계기업으로 지정됐다”며 “투자자들은 자원개발 관련 테마주에 대해 주가 및 거래량이 급변할 경우, 불공정거래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신중한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허위공시로 상폐직전 작전세력이 투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기업도 있다. 에스코넥은 지난 14일 장 마감후 시총의 3배에 달하는 400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에스코넥의 주가는 15일과 16일 이틀 연속 하한가로 직행했고, 17일에는 상장이래 최대치인 1700만주가 넘는 거래량이 터지며 10% 가까이 급락했다. 유증 발표 이후 사흘만에 주가가 사흘만에 3분의1 토막이 난 것.
하지만 17일 장 마감후 에스코넥측은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를 소멸시키고 주식가치제고와 주주보호를 위해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 투자자는 “대규모 유증이 힘들어지니깐 저가에 작전세력을 투입해서 시세차익으로 한 몫 챙기려는 속셈으로 보인다”며 “내부자 정보거래가 의심스러운 만큼, 금감원에서는 내부자거래나 매수계좌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