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린다고 집권하고 책임도 비전도 포기
표에 눈이 먼 정치망령이 되살아났다. 이번엔 4.27 재보선에서 참패하며 표에 바짝 목말라 있는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나섰다.
한나라당은 16일 소득세·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를 9월 정기국회에서 추진키로 했다.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열린 의원 총회 후 “소득세·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라는 정책기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의총 결과가 법안 개정까지 이어질 경우 당초 내년부터 2%포인트 내리기로 했던 과표 8800만원 초과 구간 소득세는 현행 35%로, 2% 인하 예정이었던 과표 2억원 초과 법인세율도 현행 22%가 유지된다.
현 정부 출범 초기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감세기조를 분명히 했던 여당이 스스로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경제논리를 제쳐두고 정치논리를 앞세워 당장 표를 얻어 승리하고 보자는 ‘근시안적 발상’은 책임 있는 집권당의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MB노믹스’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됐을 뿐 아니라 당정간 갈등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부는 법인·소득세 감세와 세입기반 확충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권위 있는 기관의 권고를 정론이라고 생각한다”며 감세 철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인세 인하시 기업투자 활성화와 고용확대등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명목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3%포인트 낮추면 자본스톡 대비 투자비율은 1.5%포인트 증가하고, 6조~7조원 규모의 투자액이 늘어난다. 고용은 11만명 정도 늘어나고, 부가가치 유발액도 4조~5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0.59%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동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법인세 최고 세율 인하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수혜대상”이라며 “법인세 인하로 기업투자가 활성화되면 세수증가와 일잘리 창출을 통해 재정건전성과 서민생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