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간 신사협정을 맺으며 잠잠했던 식품업계가 또다시 분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커피믹스 사업에 뛰어든 남양유업은 시장 1위 업체 동서식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키로 햇다. 동서식품이 남양유업 제품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불공정 영업을 했다는 게 이유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동서식품이 지방 한 중소형 마트에서 우리 제품을 받지 않으면 매달 50만원씩 현금을 지급하고 각종 판촉행사를 지원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남양측은 조만간 동서식품을 공정위에 영업방해 제소하겠다고 으름짱을 놓고 있다.
이와 관련 동서식품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남양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격차가 많이 나는데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며 “혹시 있더라도 자영업자인 유통취급대리점이 독자적으로 물건을 공급해 우리와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카제인나트륨’ 성분을 문제 삼기도 했다. 식품업계의 분쟁은 비단 커피믹스 뿐이 아니다. 좁은 내수시장에서 고유업종을 탈피해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지면서 시장 진출에 따라 경쟁업체 간에 비방전이 있어왔다. 조미료, 두부, 제빵, 커피믹스, 포름알데히드 사료 논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계의 이전투구 양상은 계속돼 왔다.
지난해에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이 조미료 문제로 두 차례 크게 분쟁을 일으켰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6월 대상이 디자인이 비슷한 신제품을 출시했다며 법원에 제조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같은 제품의 판매가 계속되자 같은 해 9월 경찰에 고소를 했다.
또 두부 응고방식 문제로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이 서로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보도자료를 뿌려가며 신경전을 펼쳤다. 연말에는 연말에는 `쥐식빵` 사건으로 CJ푸드빌의 뚜레쥬르와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서로를 겨냥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매일유업과 포름알데히드 검출을 놓고 검찰 고소를 운운하는 등 사뭇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고, 동서식품과는 카제인나트륨 성분을 문제삼으며 대립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식품시장이 좁은 데 반해 식품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을 벌이면서 서로를 견제하다보니 이같은 일이 재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