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수수료율 40% 육박 허리휜다 vs 브랜드인지도등 시장원리 따라 결정
공정거래위원회의 백화점 판매수수료 6월 공개를 앞두고 납품업체들이 조직적 대응을 시사하는 백화점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반면 백화점들은 판매수수료는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점유율 등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5월20일부터 27일까지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기업 계열 백화점 3사에 입점한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한 ‘백화점 불공정해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80%가 넘는 기업들이 백화점 수수료가 약간 높거나 과도하다고 답했다. 이들은 백화점들의 터무니없는 수수료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얘기를 서슴치 않는다.
백화점 납품 중소기업의 한 고위 임원은 “수수료율이 40%에 육박하고 여기에 인테리어 변경 비용, 매장 매니저 수수료 등을 포함하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수수료로 나간다”며 “백화점에 입점한 중소기업 치고 이익내는 곳 없다는 얘기는 엄살이 아니다”고 말했다.
도대체 백화점들의 판매수수료가 어떻길래 볼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걸까.
중견패션업체 A사는 35% 정도의 수수료를 백화점에 지급하고 있다. 대기업 브랜드와 해외 명품 패션에 비하면 많게는 30%까지 차이가 난다. 이 회사 대표는 “우리도 중견 브랜드지만 H&M등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낮게는 10% 안팎까지 특혜를 주는 등 수수료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며 “당연히 불만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피업체 B사는 C백화점에 입점해 20% 중후반대의 판매수수료를 낸다. 백화점마다 다르긴 하지만 모피의 객단가가 높기 때문에 그나마 일반 패션잡화 업체들보다 약 10% 정도 싼 편이다. 하지만 B사의 판매수수료는 A사에 비해 2~3% 정도 높다. 브랜드 파워와 모객 능력, 매출 실적이 고려된 결과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패션부문에서도 여성복은 38~39%, 캐주얼 30~32%, 남성복 24~26%로 격차가 있다. 이마저도 브랜드 인지도나 시장점유율에 따라 백화점과 브랜드 간에 협의를 거치기 때문에 대기업 보다는 중소기업 브랜드가 더 많은 수수료를 낼 수 밖에 없다.
판매수수료율이 이처럼 천차만별인 이유는 백화점에 돌아가는 이익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매출이 높거나 백화점의 이미지에 도움이 되면 수수료는 낮아진다. 해외 명품의 수수료가 10%안팍인 것은 명품 수요가 높고 백화점의 고급 이미지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최근 상종가를 치고 있는 패스트패션의 수수료가 15~20%것은 그만큼 고객들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백화점업계는 현재의 차등적 수수료 관행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수요과 공급에 따른 시장원리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백화점업계는 중소기업들이 높은 수수료를 내더라도 왜 기를 쓰고 백화점에 입점하려는지도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지 못하는데 40% 수수료 얘기로 우리가 그걸 다 빼먹는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중소기업도 백화점 입점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로 삼으면서 무조건 백화점만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