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중고교생 중 욕설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학생은 20명 중 고작 1명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학교생활에서의 욕설사용실태 및 순화대책'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 한달간 서울ㆍ전남ㆍ충남 초중고교생 1260명을 설문한 결과 '욕설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체의 5.4%(68명)에 불과했다.
반면 매일 한 번 이상 욕설을 한다는 응답은 73.4%(925명)에 달했다. 욕설을 하기는 하지만 '거의 쓰지 않는다'는 응답은 21.2%(267명)였다.
욕설을 배우는 경로는 주로 '친구'(47.7%), '인터넷'(26.4%), '영화'(10.2%) 등이었고, 배우는 시기는 '초교 고학년'(58.2%), '초교 저학년'(22.1), '중1'(7.9%) 등 순이었다.
욕설을 하는 대상은 '친구'(70.3%)가 대부분이었지만, '아무한테나 욕설을 한다'고 응답한 학생도 일부(5.2%) 있었다.
욕설을 하는 이유로는 '습관'(25.7%), '남들이 쓰니까'(18.2%), '스트레스 해소'(17.0%), '친구간 친근감 표현'(16.7%) 등 순으로 많았다.
또 '남들이 만만하게 볼까 봐', '편해서'란 응답도 각각 8.2%, 5.4%씩이었고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비웃기 위해' 욕설을 한다는 응답자는 4.6%였다.
학생들이 주로 쓰는 욕설은 복수응답 조사 결과 '○발'(20.0%)이 가장 많았고, 이어 '병○'(15.8%), '개○○'(12.2%), '미친○'(9.9%), '○나'(8.6%), '지○'(5.1%) 등이 뒤를 따랐다.
교사와 학생간 언어폭력 문제도 심각했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40.7%)은 '자주 또는 가끔' 교사에게 욕설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40.4%는 교사의 욕설을 들으면 '겉으로 표시는 안해도 속으로 욕을 한다'고 했다.
친구들과 교사 흉을 볼 때 해당 교사를 어떻게 지칭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름이나 과목명을 부른다'는 응답이 27.7%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는 '별명'(15.0%),'그놈/그자식/그새○'(13.1%), '걔'(12.2%) 등 순이었다.
교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는 비율은 18.6%였지만 그나마 초교 46.1%, 중학교 8.8%, 고교 6.1% 등 상급학교로 갈수록 급격히 감소했다.
연구책임자인 동덕여대 국어국문과 양명희 교수는 "욕설은 이미 학생들의 일상적 언어이자 문화로 자리잡고 말았다"며 "욕설을 하지 않는 학생은 소수로 전락해 바보 취급을 받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