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 아하!] BIS 비율

입력 2011-06-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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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저축은행 관련 기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가 ‘BIS 비율’이다. BIS 비율이 8% 이상이면 우량 저축은행이고, 5% 이하면 퇴출을 걱정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도대체 BIS 비율은 무엇일까? BIS는 국제결제은행을 말한다. 국제결제은행에서 지표를 만들고 이 지표가 8%에 미달하는 곳에는 외화를 빌려주지 말자고 국제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그래서 8%를 우량의 기준으로 본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일반 제조업체의 경우 그 회사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볼 때 부채비율을 본다. 남에게서 꿔온 부채를 회삿돈인 자기자본으로 나누는 것이다. 현재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00%가 안 된다. 은행은 자기 돈이 아니라 부채인 고객 예금을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보통 1000%를 가뿐히 넘는다.

은행의 안정성은 예금이 얼마나 많냐가 아니라 그 예금으로 나간 대출이 얼마나 잘 회수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부채(예금) 대신 자산(대출)을 기준으로 한다. 그런데 대출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대출이 아니다. 부동산이나 예금, 유가증권을 담보로 잡기도 하고 아예 담보가 없는 대출도 있다. 현재 연체 중인 대출도 있고 정상 상환되고 있는 대출도 있다. 이같은 위험도를 반영하기 위해 대출마다 가중치를 곱한 것이 위험가중자산이다.

결국 BIS 비율이 높이려면 위험가중자산을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즉 안전한 대출을 많이 취급하거나 이익을 많이 내야 한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이익을 더 내려면 더 많은 대출을 취급해야 하는데 대출을 늘리면 위험가중자산도 늘게 된다.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증자하는 것이다.

저축은행들의 BIS 비율을 못 믿겠다고 하는 것은 비정상적 방법으로 BIS 비율을 올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채무자의 연체가 발생할 징조가 보이면 돈을 갚으라면서 돈을 빌려주는 증액 대출을 통해 BIS 비율을 과대 계상했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PF 채권도 일반 대출로 분류하다 적발됐다. 실질적으론 연체 상태인 채권이 정상채권으로 둔갑시켜 위험가중자산을 줄이고 대손충당금도 덜 쌓아 이익을 부풀린 것이다.

하지만 BIS 비율이 무조건 높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의 BIS 비율은 14% 정도다.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달리 보면 자기자본 규모에 비해 자산 규모가 과소하다고 볼 수 있다. 성장이 정체되면 BIS 비율이 높아진다.

서울에 위치한 삼보저축은행의 BIS비율은 94.2%에 달한다. 영업을 중단하면서 예금도 대출도 거의 바닥나 자기자본만 남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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