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역사 '줌인'…국내 사진예술 업그레이드
국내 주요 기업미술관들 가운데 다소 눈에 띄는 테마로 독특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곳이 있다. 한미약품의 공익문화예술재단인 가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한미사진미술관’이다.
사진도 이제 하나의 진정한 예술의 경지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동의할 터. 한미사진미술관은 연 5회 이상 국내외 우수한 사진가들의 전시를 개최, 우리나라 사진예술의 위상 제고에 힘쓰고 있다.
그동안 작품을 전시했던 작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원로사진가 육명심, 주명덕, 강운구, 한정식에서부터 중진작가 민병헌, 구본창, 이갑철, 강용석, 천경우 등 국내 사진계 대표 작가들은 모두 이곳을 거쳐 갔다.
이들 중 이갑철, 강용석, 민병헌 작가는 동강사진상,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창작부문 등 유수의 사진과 미술관련 상을 수상해 전시의 완성도와 작가 발굴 능력도 입증하고 있다.
워커 에반스, 아론 시스킨드, 제리 율스만 등 세계 사진계 거장의 전시 개최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첫 사진전문 미술관이라는 타이틀 못지않게 국내 사진전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까닭이다.
소장하고 있는 사진의 수준도 높다. 현재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제리 율스만, 신디 셔먼, 칸디다 회퍼, 육명심, 주명덕, 강운구, 이상현, 천경우, 배찬효, 김준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사진을 보유 중이다.
특히 고종국장 사진첩을 비롯한 대한제국 황실사진 컬렉션, 한국최초의 사진관인 천연당 사진 등 사료적 가치가 높은 한국사진사 초기의 사진 소장에는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소장품을 연구한 결과를 '우리 사진의 역사를 열다', '천연당 100주년 기념 사진전', '대한제국 황실사진전'과 같은 전시로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소명’ 남다른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미술관은 전시 외에도 작가지원 및 학술, 출판, 국제 교류 등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또한 한국 근·현대 사진 소장 및 연구 활동을 통해 한국사진사 체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설로 운영하고 있는 한국사진문화연구소는 이러한 연구활동의 본거지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한국 사진사 기술의 기초이자 사진 이론 및 비평 담론의 근거가 되는 근·현대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한국 사진 연구자들의 저변을 확대하고 인접 학문과의 협동 연구 계기를 조성하고 있다.
더불어 원로사진가 구술사 프로젝트, 2010 한국사진교육 100주년 심포지엄 등 한국사진사의 체계적 정립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 결과 『한국사진문화연구소 자료집 vol.1 ‘한국사진사 구술프로젝트: 김한용’』과 『사진+문화 vol. 1~3』을 제작, 연구기관 및 도서관에 무료로 배포해 사진 관련 연구자들이 언제든지 자료로 활용 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한국사진사 구술프로젝트: 육명심 편과 사진+문화 4~5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이뿐 아니다. Open Lecture, 작가와의 대화, Photo Kids, 사진전문가 양성 아카데미, 한미사진리서치센터 등 운영을 통해 사진예술에 대한 이해와 사진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중 리서치센터는 사진 관련 연구자와 전공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조성된 라이브러리로 도서, 논문, 기사 스크랩, 시청각 자료, 소장품 데이터 등을 열람할 수 있다.
한미사진미술관은 2004년 10월 2~8일까지 열린 ‘2004 서울세계박물관대회(The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ICOM)’의 문화탐방 프로그램에 선정된 데 이어 최근 1종 미술관으로 승격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