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김치본드 관련 보고 받아, 시중은행 검사 강화 우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 현재 김치본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외환당국이 시중은행의 김치본드 발행과 인수 실적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김치본드 인수는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을 통해 주로 이뤄졌지만 시중은행도 일부 관여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최근 시중은행으로부터 김치본드 관련 서면 조사를 실시했다. 당국은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본계 은행인 미즈호 코퍼레이트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BTMU)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치본드는 국내에서 달러 등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최근 달러자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발행량이 늘었다. 당국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의 주범으로 꼽고 있다.
시중은행에 대한 서면 조사가 이뤄진 배경에는 일부 국내 은행에서는 김치본드의 편법 인수가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조사를 통해 김치본드 편법 발행의 경로를 파악한다면 서면보고로 전체 물량을 집계하는 방식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은행을 점검하는 가운데 김치본드 항목을 추가했다”며 “창구지도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특이사항을 새로 보고하라고 했을 뿐 은행권에서 검사를 강화한다는 얘기가 돈 것과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은행에서는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외환당국에서 김치본드뿐 아니라 이와 비슷한 유형의 파생상품들도 유심히 들여다 보면서 추가 제재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가 매일같이 이뤄지는 것도 업무 부담이다. 이 때문에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예상보다 김치본드 발행 규모가 큰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외환당국은 내달 2일 추가 검사를 마무리 짓고 김치본드에 규제 방안을 마련한다. 시중은행에서는 김치본드 취급을 사실상 금지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