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신 중동정책 천명...당근과 채찍으로 민주화 바람

입력 2011-05-2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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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원으로 민주화 개혁"..민주화 폭압 정권엔 '채찍'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중동판 마셜플랜으로 아랍과의 연대를 재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45분간 가진 연설을 통해 새로운 중동정책을 밝혔다.

신중동정책의 핵심은 중동, 북아프리카에 대한 경제적 개혁과 지원을 통해 `중동의 민주화 바람'을 추동하고 안정화시키겠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이후 폐허의 유럽을 재건하고, 공산주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규모 경제적 지원을 추진했던 '마셜 플랜'의 중동판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오바마의 이날 연설은 지난 1월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 축출로 시작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에 이어 수개월동안 지속돼 온 `중동 민주화' 사태 촉발 이후 첫 연설이다.

중동 민주화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미 행정부의 청사진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도 이 시점에서 중동정책 연설이 나온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운동과 빈 라덴의 죽음으로 미국 외교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말했다.

우선 미국의 새 중동정책은 민주화 혁명결과 구체제를 무너뜨리고 새 체제를 구축하는 이집트, 튀니지에 민주화 연착륙를 위한 `경제적 생명줄'을 공급해 줄 전망이다.

경제지원을 바탕으로 민주화를 견인하고 안정화시킨다는게 골자이다.

오바마는 "역내 개혁과 민주화 이행을 촉진하는 것이 미국 외교의 최우선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집트에는 20억달러가 넘는 지원이 이뤄진다. ▲10억달러의 이집트 채무 탕감 ▲해외민간투자공사(OPIC)를 통한 10억달러 대출지원 ▲투자증진을 위한 미-이집트 기업펀드 조성 등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을 통한 재정지원, 대출을 유도할 방침이며, 공산주의 붕괴후 동유럽 재건을 위해 활약했던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이집트에도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는 경제적 불안정을 극복해 안정적인 경제 재건없이는 정치적 민주화 개혁도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동시에 여전히 민주화 투쟁중인 리비아, 시리아, 예멘 등의 국가 민중들을 향한 민주화 인센티브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화를 달성한 국가에는 경제적 지원이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지만, 민주화 시위를 폭압하는 국가에는 '채찍'을 가하겠다는 '투-트랙' 메시지를 내놓았다.

민주화를 유혈진압한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겨냥해 직접 제재 방침을 천명한게 대표적이다. 그는 "시위대 폭력적 진압을 더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은 아사드 대통령과 최측근 정부 고위직인사 6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은 현상유지를 꾀하는 중동의 독재자가 아니라 민주화, 변화를 원하는 중동의 민중들과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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