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日지진서 배우는 나눔의 정신

입력 2011-05-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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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광 한미파슨스 사장

두달 전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대재앙이 닥쳤다. 지난 3월 11일 도호쿠(東北) 지방 인근 해저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의 수가 수만명에 달하고 있다.

일본은 1995년에도 고베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바 있지만 이번 지진의 피해는 그것과는 비교 조차 어려울 정도다. 지진뿐만 아니라 초대형 쓰나미가 해변 도시들을 황폐화시켰고 설상가상으로 원전 사고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은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사고와 비교될 만큼 심각하다. 알다시피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카사키 두 곳에 원폭을 당했던 터라 방사능 피해의 심각함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현재 일본의 상황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중 하나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 다시 일어서게 하는 가장 큰 힘은 휴머니즘에 입각한 ‘나눔과 배려’의 문화이다. 일본 자국민들은 물론, 지구촌이 여기에 뜻을 같이하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는데 동참하고 있다.

일본 국민들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사용을 자제하고, 거리의 조명을 최소화하는 등 자발적인 절전을 통해 재해지역 주민들과 고통을 분담했다. 슈퍼마켓에서는‘공평하게’를 외치며 줄을 섰고 제한된 수량의 물건들을 서로 양보하며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안팎에서의 기부 행렬도 이어졌다. 재일교포 사업가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는 개인 재산중 1300억원의 거금을 쾌척하기도 했고, 대만 정부도 1000억원을 모아 일본 돕기에 나섰다.

우리나라 또한 지진 발생 직후부터 적십자사가 중심이 되어 모금 활동을 펼쳐 220억원을 전달했다. 심지어 지우기 힘든 역사의 상처를 부여 안고,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매주 열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 조차도‘재일교포, 일본 국민 모두 힘내세요!’라는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성금을 모으는 등 아픔을 함께했다.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면서 지구촌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가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소위 ‘나비효과’가 보다 빈번해졌다. 당장 이번 지진으로 인해 전자, 자동차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겨 세계 유수의 회사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일본 원전의 방사능 누출은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으며 국내에서는 해조류의 품귀현상 마저 빚어지고 있다. 과거처럼 나 자신, 내 가족 혹은 내가 일하는 직장만 무탈하면 되던 때는 이미 지난 것이다.

이 같은 인식을 기반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업이 성장하는 데는‘사회’라는 토양이 필요하고, 기업도‘사회 시민’의 일원으로 역할과 책임(CSR)을 다해야 한다는 의식의 확산 때문이다.

우리 회사 역시 창사 이후 15년 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고 전 구성원이 함께 매월 전국 40여 봉사처에서 땀을 흘린다. 장애인 목욕, 시설청소, 식사준비, 하단 가꾸기, 장애아동들과 야외나들이 등 봉사처에서 필요로 하는 봉사를 수행 할뿐만 아니라 건설사업관리(CM)라는 회사 업역의 특성에 적합한 장애인시설에 대한 개·보수 등 특화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회사가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하면서 해외에서도 현지 실정에 맞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작년에는 전체 구성원들의 성금을 모아‘따뜻한 동행’이라는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했고, 주요사업 중 하나인 장애인그룹홈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따뜻한 동행은‘장애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른 복지단체나 뜻 있는 기업들과 협력하여 사업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가운데 일군 성장은 더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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