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74% 새 교육과정서 영어 수업 늘려

과목별 수업시수의 최대 20%를 학교 자율로 증감할 수 있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올해 도입되면서 전국 중학교 10곳 중 7곳이 영어 수업 시간을 예전보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국내 3221개 중학교가 편성한 1학년 재학생의 3년치 수업 편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중 73.7%인 2375개교가 3년간 영어 수업을 기준시수인 340시간보다 늘렸다.

영어 수업량을 기준시수의 15∼20%인 51∼68시간씩 늘린 학교는 633개교였고 5∼10%인 17∼34시간 더한 곳은 1465개교에 달했다. 영어를 줄인 학교는 0.58%인 19개교였다.

수학은 54.5%인 1756개교가 기준시수 374시간보다 수업을 늘렸다. 수학 수업이 기준시수보다 줄어든 곳은 28개교였다.

교과부는 영어 평균 42.9시간, 수학 평균 33.7시간 늘어난 수업 증가량을 주 단위로 환산하면 학교 평균 영어가 0.4시간, 수학이 0.3시간 늘어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선택과목과 기술ㆍ가정은 시수가 줄었다. 선택과목은 59.4%인 1913곳이 기준시수 204시간의 15∼20%를 감축했다. 기술ㆍ가정을 줄인 학교는 40.7%인 1310곳이었다.

과학, 체육, 미술 등은 76∼89%가 수업량을 유지했다.

특정 과목을 짧은 기간에 몰아 배우는 '집중이수제'와 관련 음악과 미술을 2학기에 떼는 중학교는 2883곳과 2905곳으로 8∼9%에 달했다.

초등학교에서도 수학 강세 현상이 뚜렷해 1학년 학생의 2년치 수업과정에서 수학 교과량을 늘린 경우가 5738개교 중 62.5%인 3584개교였다.

고교는 인문ㆍ자연ㆍ예능 등 계열별로 필수 과목이 많아 새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량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교과부는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자율성 원칙을 악용해 체육ㆍ예술 교과를 감축하고 다른 과목을 과도하게 늘린 사례가 발견되면 컨설팅 지도로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2009개정 교육과정은 애초 학교별 변경이 불가능했던 과목별 수업시수를 교내 사정에 맞게 20% 이내 범위에서 더하거나 뺄 수 있게 한 제도로 올해 초 1∼2학년과 중ㆍ고 1학년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