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고속도로 공사 컨소시엄…공사 참여과정서 삼성건설측 약속 일방 파기
삼성건설(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터키 건설공사 참여 과정에서 국내 업체와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어기고 해외업체와 컨소시엄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건설은 10조원대에 이르는 터키 북말마라 고속도로 건설사업 수주를 위해 주관사인 포스코건설과 맺은 각서를 파기하고 해외업체와 손을 잡았다.
삼성건설이 포스코건설과 맺은 각서는 사업 초기에 맺은 보안각서. 당시 포스코건설 주관으로 터키 북말마라 고속도로 건설사업 협의를 시작하면서 삼성건설 등 5개 업체는 사업과 관련된 자료 일체에 대해 외부 유출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맺었다.
하지만 삼성건설은 포스코건설과의 약속을 깨고 올해 오스트리아 건설업체 스트라박(STRABAG)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스트라박 컨소시엄에는 터키 현지 업체를 비롯해 이탈리아 대형 건설사들로 구성된 다국적 컨소시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에는 터키 현지 업체를 포함해 GS건설, 대우건설 등과 참여 여부를 놓고 조율 중이며 이달 건설사를 최종 결정지를 예정이었다.
포스코건설은 해외공사 수주를 위해 1년이 넘도록 사업성 분석 등 모든 정보를 공유했는데 돌연 컨소시엄 참여를 거부하고 경쟁 컨소시엄에 참여한다는 것은 상도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삼성건설은 자금조달 등의 문제가 있어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며 “나름데로 사정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사업 참여를 놓고 1년 넘게 정보 교환 등이 오갔기 때문에 약간의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컨소시엄 구성 이전이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을 사항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의 국내업체 수주를 위해 노력해 온 국토해양부도 당황스러운 모습이다.
국토부는 정종환 국토부장관이 지난 3월 터키에 방문해 한국업체의 수주 지원을 하는 등 노력한 것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삼성건설의 탈퇴를 정부 차원에서 제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 사업은 국내업체 수주를 위해 많은 공을 기울인건 사실이다“면서“삼성건설에서 회사의 이익을 따지고 결정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국익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한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이와 관련 삼성건설 관계자는“포스코건설을 주관으로 한 컨소시엄의 경우 입찰마감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유치 등 자금조달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어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스트라박 컨소시엄에 들어가려고 타진을 했을 뿐 참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에서 발주한 북말마라 고속도로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잇는 제3의 교량을 포함해 총연장 414km 규모로 추정 공사비만 5조원에 달하며 자금조달 비용 등을 합해 총 10조원 규모다.
이 프로젝트는 민간자본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건설을 마친 후 일정기간 동안 운영을 통해 수익을 가져가는 BOT(Build-Operation-Transfer) 방식으로 입찰은 오는 8월 마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