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한일전 부활시킨 숨은 주역 송병주 운영국장

입력 2011-05-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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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간의 스포츠 대결은 나름대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한·일전은 더욱 특별하다. 축구든, 야구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명제를 갖고 있다. ‘피겨 퀸’ 김연아가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누르는 경기 장면은 짜릿하다. 이처럼 한·일전에서 상대국의 기량은 큰 의미가 없다. 이기면 기분 좋고, 지면 억울하고 분하다. 마치 숙명적인 대결같다.

골프도 예외는 아니다. 남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은 격년제로 개최되는 라이더컵(미국-유럽)과 프레지던츠컵(미국-인터내셔널)이 열린다. 물론 월드컵도 있고 오는 2016년 영국 올림픽에는 골프가 국가대항전으로 들어간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일전이 개최된다.

여자프로골프한일전이 먼저 생겼다. 1999년에 창설됐다. 2001년에만 쉬었고 매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리고 있다.

남자도 만들었다. 2004년에. 연장전에서 한국의 양용은(39.KB금융그룹)이 일본을 꺾었다. 용평의 버치힐GC가 상금과 대회 경비를 들여 1회 대회만 치렀다. 그러다가 없어졌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년만에 어렵사리 재개됐다. 현대캐피탈이 스폰서(총상금 70만달러)로 나서 제주 해비치CC에서 주최했다. 코스문제로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채 끝났다. 지난해 12월 현대캐피탈이 스폰서를 못하겠다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통보를 해왔다. 사실 상금이 70만달러면 대회를 치르기 위해 상금의 1.5배의 돈이 더 필요하다.

골프계는 대회가 영영 없어지나 해서 아쉬워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프로골프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대회를 살려냈다.

▲한국프로골프투어 송병주 운영국장

숨은 주역은 KPGA 송병주 운영국장(37)이다. 98년 프로에 데뷔한 송병주 박사(연세대)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야마나카 전무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점을 활용했다. 송국장은 지난해 말부터 공을 들였다. 일을 진행하다보니 일본이 더 적극적이었다.

우선 타이틀스폰서를 없애기로 했다. 그래야만 양국 협회가 자유롭게 대회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회 명칭은 ‘밀리언야드컵’으로 정했다. 한·일간 평균 거리가 약 950km 정도 된다. 야드로 환산하면 100만야드가 조금 넘는다. 여기서 명칭을 착안했다. 대회준비는 발 빠르게 진행됐다. 장소는 경남 김해의 정산CC, 숙소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이 기꺼이 내줬다. 단복은 코오롱 엘로드가 맡아줬다. 중계방송은 KBS와 골프전문채널 J골프가 나섰다. 남은 것은 대회 상금과 항공뿐이다.

상금은 대폭 축소해 20만달러로 정했다. 올해는 이 상금마저 일본의 지진 기금으로 내놓는다. 그럼에도 아시아 최초로 메이저대회 챔피언 양용은과 일본스타 이시카와 료 등 양국 20명의 톱스타가 출전한다. 오는 7월1일부터 3일간 경기를 갖는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 것이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대회를 열었으면 한다. 한국에서만 두번했고 이번까지 세번이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국가대항전이라는 명문이 있으므로 이 정도의 상금이라면 협회가 내놓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비상업주의를 내세우면서 뭐하러 2억원을 구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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