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경주마 인기 시들...가격 급락에 바겐헌터 수익 짭짤해
전통적인 명마(名馬) 시장에 ‘바겐헌터’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최근 경기침체로 미국 최고의 경마대회 ‘켄터키더비’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최고의 경주마를 저가에 사려는 바겐헌터들이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미국 3대 경마의 시작을 알리는 켄터키 더비는 지난 7일(현지시간) 15만명의 경마팬을 동원하며 137회 경기를 성황리에 마쳤다.
올해도 어김없이 유명 연예인과 상류층 인사들이 2분짜리 경주를 관람하기 위해 화려한 옷차림으로 등장했다.
이 행사는 미국의 3대 스포츠 이벤트인 미식축구 슈퍼볼,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프로농구(NBA) 결승전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회 대회는 1875년에 열렸다.
켄터키더비는 20마리의 경주마가 2000m의 경주로를 약 2분 만에 돌면 끝이 난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에서 이 2분짜리 경주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
공식후원은 피자헛과 KFC 등을 보유한 미국 최대 식품회사(Yum! Brands)에서 맡는다.
전 세계에서 1억달러가 넘는 금액이 베팅으로 들어오며 방송 중계권, 입장료, 기념품 판매, 관광객 유치 등 켄터키 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2억1700만달러에 달한다.
WSJ는 명품 경마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낮은 가격으로 최고의 종마를 구입하려는 바겐헌터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명마 매매가 럭셔리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등극한 것이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경주마 가격은 지난 2006년에 비해 30~40% 떨어졌고 시장 규모도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최고의 종마를 판매하는 킨랜드경매의 규모는 지난 2006년 4억달러에서 지난해 1억9800만달러로 감소했다.
명품 경주마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저가매수세력인 바겐헌터들이 명품 종마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셈이다.
헬스케어업계의 큰손인 벤자민 레온 주니어가 지난해 9월 킨랜드경매를 통해 구입한 최고 종마의 가격은 420만달러 수준이다.
지난 2006년 경매 최고가인 1100만달러에 비해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침체로 싸게 구입한 경주마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바겐헌터들은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6만달러에 팔린 경주마 콤마투더톱의 경우 78만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이면서 10배 이상의 수익을 안겨줬다.
켄터키더비의 문화컨텐츠 가치는 여전히 상상을 초월한다고 WSJ는 전했다.
연예인, 정치인, 운동선수 등 유명 인사가 VIP 관람실에 들어올 때마다 마치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인터뷰에 나서고 여성 VIP의 드레스와 모자가 얼마나 우아한지에 대한 전문가의 품평이 화제에 오른다.
켄터키더비를 앞두고 열리는 ‘더비 축제(Derby Festival)’ 역시 70여개가 넘는 다양한 이벤트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